세수재추계 발표…"세입추경 없다"지만 재원대책 '물음표'
지방이전재원 8~9조 감액조정…외평기금 활용은 일단 배제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올해 세수결손이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인 56조4천억원의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다.
정부는 세입추경 없이 여유 가용재원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지만, 뾰족한 재원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방이전 재원이 9조원 안팎 감액조정되면서 지방 재정에도 한층 압박이 가해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이 같은 세수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국세수입은 337조7천억원으로 세입예산(367조3천억)보다 29조6천억원(8.1%)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역대급 세수결손이 발생한 작년 국세수입(344조1천억원)보다도 6조4천억원 줄어든 수치다.
2년 연속으로 세수재추계를 공식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2년째 세수결손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앞으로 매년 9월 세수 재추계를 정례화하고, 전문기관 참여 등을 통해 정합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글로벌 교역 위축, 반도체 업황 침체에 따라 법인세 감소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기업이익과 세수의 시차 탓에 지난해 실적 부진의 충격파가 올해 국세 수입에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법인세 결손이 14조5천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산시장 부진으로 양도소득세도 당초 목표보다 5조8천억원 덜 걷힐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세율조정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어진 탓에 교통·에너지·환경세에서도 4조1천억원 '마이너스'가 전망됐다.
그밖에 ▲ 종합소득세 4조원 ▲ 관세 1조9천억원 ▲ 개별소비세 1조2천억원 ▲ 상속·증여세 5천억원의 결손이 생긴다는 것이다.
주요 세목(稅目) 중에서는 유일하게 부가가치세가 2조3천억원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규모 결손에도 세입추경은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경기침체·대량실업 등으로 규정된 국가재정법상 추경 사유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세입추경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미래세대 부담을 가중하고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관건은 재원 대책이다.
정부는 기금의여윳돈을 동원하고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에 돈을 쓰지 않는 방식(불용)으로 부족분을 메운다는 방침이지만, 기금·불용 카드만으로 대응하기에는 결손 금액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기금 여유재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불가피하게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 등도 고려해 대응하겠다"면서도 "국회 협의를 거치겠다"며 기금 가용재원 규모, 지방재원 감액조정분 등 세부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다.
정산 시점에 따라 탄력적이기는 하지만, 지방이전 재원도 기계적으로 감액 조정된다.
관련법에 따라 내국세의 약 40%는 지방교부세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세수결손 30조원 가운데 내국세 결손분은 22조1천억원이다. 따라서 22조1천억원의 40%인 8조원대의 지방이전 재원이 자동으로 감액된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5조3천억원 내외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와 나라살림연구소 보고서 등에 따르면 올해 지방교부세 감소 예정액은 총 4조2천억으로 분석된다.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은 추가로 동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관련 질문에 "외평기금과 관련해서 20% 범위 내에서 기금운용계획 변경하는 것을 현재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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