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 아래서 장 마감…분쟁 이후 최초(종합2보)

입력 2024-09-26 16:43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 아래서 장 마감…분쟁 이후 최초(종합2보)
장중 상승분 반납…공개매수가 상향 조정에도 종가 크게 못미쳐
최윤범 대항공개매수 기대보다 MBK 공개매수 청약 경쟁률 우려 큰 듯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송은경 기자 =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000670]이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한 26일 고려아연[010130]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매수가 아래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보다 1.28% 오른 71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6.11% 오른 74만7천원으로 새로운 공개매수가인 75만원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공개매수가를 넘지는 못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며 장중 상승분을 대폭 반납했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앞서 지난 13일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선언한 이후 단숨에 공개매수가(66만원)를 넘어섰다. 지난 20일에는 장중 75만3천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MBK와 영풍이 전격적인 '동맹'을 맺고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시작한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내내 이들의 공개매수가를 웃돌았으나 이날 처음으로 공개매수가 아래에서 장을 마감한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에 나서는 등 '반격'에 대한 기대감보다 MBK의 공개매수 청약 경쟁률에 대한 우려가 더 강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풍그룹과 장씨 일가(33.1%), 최윤범 회장과 최씨 일가(15.6%), 국민연금(7.8%), 한화그룹(7.8%), 현대차그룹(5.0%), LG화학(1.9%)과 자사주(2.4%) 등을 제외하고 고려아연 유통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22∼23%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MBK가 최대로 매수하는 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14.61%에 불과하며, 이조차도 목표치를 넘으면 전량을 매수하는 게 아니라 안분비례해 매수한다.
공개매수자가 유통 주식 일부만 매수하고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을 전부 사지 않는 건 통상 활용되는 전략이다. 주주들 사이 '보유주식 전량을 팔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자극해 주가를 공개매수가 아래로 누르는 기능을 한다.
한편 영풍은 전 거래일보다 1.22% 오른 37만3천5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영풍정밀[036560]은 9.67% 급등한 2만4천95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상향된 공개 매수가 2만5천원을 초과한 2만5천3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앞서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MBK와 영풍은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도 2만원에서 2만5천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공개매수 청약 기간 중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높으면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져 응모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번 가격 인상은 주주들의 참여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cho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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