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젤렌스키 '우크라 승리계획' 공개도 전에 시큰둥

입력 2024-09-26 11:30  

美, 젤렌스키 '우크라 승리계획' 공개도 전에 시큰둥
WSJ "묘수 없고 기존 주장 되풀이…바이든 행정부, 4개월내 가능 구체적 계획 원해"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미국 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쟁 종식을 위한 이른바 '승리 계획' 공개를 앞두고 벌써부터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당국자를 인용, 미국 정부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구상에 특별한 새로운 내용이 없으며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도록 장거리 미사일 제한을 해제해 달라는 요구의 되풀이라는 판단을 이미 내린 상태라고 보도했다.
뉴욕에서 진행 중인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 워싱턴 DC를 방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 지원 의지를 재확인하고 러시아와 장기전을 끝내기 위한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을 포함해 해당 계획의 내용을 대략적 내용을 전해 들은 서방의 관계자 대부분이 러시아가 더디지만 지속적으로 전장에서 앞서 나가는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구상에 뾰족한 대책은 담기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이 제한해 온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이용의 전면 허가를 줄기차게 압박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미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전쟁의 끝에 가까워졌다"며 미국과 영국에서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이용 제한을 풀어달라고 거듭 요청한 바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지속적 요청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했지만, 확전 우려를 들어 국경 방어 목적 이외에 러시아 본토에 대한 직접 타격에 대해서는 분명한 금지 방침을 이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장거리 미사일 허용은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자극할 뿐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입장에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정상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WSJ와 인터뷰에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의 승리 가능성은 요원하다고 강조했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이날 총회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며 사용 허가에 힘을 실었다.
반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미사일 전면 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WSJ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계획안을 최대로 벌리고 있다는 것이 서방의 생각"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잔여임기 4달 안에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듣기를 원했는데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의 구상은 실망스러운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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