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AI전략 정책방향 발표…"빅테크와 경쟁 안되는 현실 개선"
2027년까지 민간이 65조 투자…'국가 AI컴퓨팅 센터' 신규 개소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정부가 우리나라 산업·연구계가 보유한 인공지능(AI) 연산 인프라를 2030년까지 현재 수준의 15배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간 산업계는 올해부터 4년간 AI 분야에 총 65조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관련 세제 지원을 검토하고 대규모 펀드 조성 등 정책 금융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4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대한민국을 오는 2027년까지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킬 것"이라며 'AI 국가 총력전'을 선포했다.
◇ AI 연산 인프라 현 수준 15배로 키운다
정부는 현재 우리 산업ㆍ연구계가 보유한 AI 연산 인프라가 해외 빅테크 대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보고 2030년까지 현재 보유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규모를 15배 이상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분야 투자액만 130조원 규모로 알려지며 국내 AI 업계와 빅테크와 경쟁이 "총과 대포의 경쟁"이라는 비유가 나오자 컴퓨팅 자원 확보에 나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보유한 최신 GPU는 2천개 수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각각 15만개 이상을 갖추고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컴퓨팅 파워를 2EF(엑사플롭스·1초에 100경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 처리 능력) 이상 확보한다는 게 정부 계획인데, 이는 엔비디아의 고가 GPU인 H100 3만개 규모에 해당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대 2조원을 들여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짓고 슈퍼컴 6호기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는 현재 광주에 짓고 있는 광주 첨단 3지구 인공지능(AI) 산업융합 집적단지보다 훨씬 큰 규모로 조성되며, 입지는 내년 중 결정될 전망이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에 외국산 GPU 외에도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지능형 반도체(PIM)를 써서 국내 AI 컴퓨팅 생태계를 육성한다.
정부는 컴퓨팅 파워 확보와 더불어 산업, 공공, 사회, 지역, 국방에 이르는 국가 전반적 영역에서 AI 전환을 추진한다.
제조·금융·의료바이오 등 AI 도입 효과가 높다고 평가되지만, 전환이 더딘 8대 산업에서 AI 전환(AX) 대책을 만들기로 했다.
이러한 국가 AI 전면화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산업 분야 70%, 공공 부문 95%로 AI 도입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경제 체질 전반을 AI로 개선하면 2026년 기준 총 310조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AI 기술 발전으로 우려되는 딥페이크 범죄, 사이버 위협 등 첨단 AI 범죄에 대응하는 국가 전담 기관으로 'AI 안전연구소'를 올해 11월에 설립할 계획이다.
◇ 전력망 확충 특별법으로 전력 수요 대비…개인정보 규제 개정
정부는 프랑스의 미스트랄AI, 일본의 사카나AI 등 해외 유니콘 기업이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국내 AI 유니콘 기업이 부재하고 인재 수급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2030년까지 AI 유니콘 기업 10개 육성을 지원하고 AI 전문 인재 2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미래 AI 시장에서 주목받는 온디바이스 AI와 저전력을 특징으로 한 AI 네트워크 고도화에도 기술력을 모을 방침이다.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만들어 엄청난 전력량이 요구되는 AI 학습·연산용 전력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 개인정보 규제를 손질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양질의 저작물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활용 기반을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디지털 포용법'을 제정해 누구나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AI 혁신을 뒷받침할 공정 경쟁 질서와 개인의 정당한 권리보호 기반도 구축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출범한 '국가AI위원회'는 이들 목표를 집대성해 정책과제로 구체화한 '국가 AI 전략'을 수립·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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