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비중이 전쟁 전후로 1.5배 늘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우방국들이 러시아 에너지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타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7회 러시아 에너지 주간' 본회의에서 "일반적으로 우방국들이 러시아 에너지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천연가스를 제외한 물리적 양은 실질적으로 2021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연설했다.
또 "이전에 우리 에너지 수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중은 약 39%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1.5배 성장해 이미 60%를 초과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서방의 고강도 제재에도 러시아가 우방으로 수출 비중을 확대해 에너지 수출에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에 의존한다. 러시아가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경제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에너지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 덕분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으로 우방국들이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었다며 "우리의 전통적인 구매자(유럽)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리의 에너지 자원을 거부하고 더 비싼 자원으로 전환한 것은 그들의 선택이다. 그들이 비싼 자원을 가지고 살게 놔두자"고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우방국들이 러시아 에너지 수출 대금을 결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인정하며 정부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몇 개월 내에 국가의 에너지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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