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3% 가까이 급락했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말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에 공급 부담이 유가를 짓눌렀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02달러(2.90%) 급락한 배럴당 67.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6달러(2.53%) 떨어진 배럴당 71.60달러에 마감했다.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올해 12월부터 산유량을 늘릴 계획이다.
당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는 10월 초부터 장기간 이어졌던 생산량 감축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제 시점을 2개월 늘리기로 하면서 생산량 증가 시점은 12월 초로 변경됐었다.
사우디가 12월 초부터 증산에 들어가기로 한 것은 생산량 감축 조치를 추가로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사우디는 이번 조치로 배럴당 100달러라는 비공식적 유가 목표치 또한 포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간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게 사우디 정부의 생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는 예산 수지를 맞추기 위해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유가가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유가가 70달러선조차 빈번하게 지켜내지 못하면서 사우디 정부의 야심찬 인프라 계획은 수차례 폐기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앞서 리비아 또한 내정 갈등으로 중단됐던 석유 생산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어 세계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마저 증산을 결정하면서 공급 부담이 유가를 강하게 압박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분석가는 "리비아가 석유 공급을 재개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사우디마저 공급 증가로 유가 목표치를 낮추게 됐다는 소식에 원유 시장의 기세가 꺾였다"고 말했다.
ANZ리서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원유 시장은 이미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리비아의 생산 재개는 결국 (그 영향이) 시장에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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