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진영 반군 "고려 가치 없어"…'총선 실시용 제스처' 분석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반군 공세로 위기에 처한 미얀마 군사정권이 돌연 반군에 휴전과 대화를 제안했다.
27일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군정은 전날 성명을 통해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시민방위군(PDF) 테러리스트 등이 국가에 맞서 싸우는 테러 행위를 포기하고 정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와 대화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군정은 "지속적인 평화와 발전을 위해 반군은 정당정치와 선거의 길을 따라야 한다"며 "국가 기초 인프라와 많은 생명을 잃었고 분쟁으로 안정과 발전이 가로막혔다"고도 했다.
갑작스러운 군정의 대화 제안은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군조직 PDF의 공격으로 미얀마군이 수세에 몰린 가운데 나왔다.
반군 진영은 군정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NUG는 곧바로 "고려할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며, 군부에는 선거를 실시할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소수민족 무장단체 카렌민족연합(KNU)은 "군정이 정치적 공통 목표에 동의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계속 정치적, 군사적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군부의 정치 참여 배제, 연방민주주의 헌법 제정, 군부 전쟁범죄 처벌 등을 대화 조건으로 제시했다.
바마르인민해방군도 "군부 제안에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군정이 성사 가능성이 희박한 대화를 반군측에 요청한 것은 총선 추진에 앞서 화해 시도를 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라는 분석도 있다.
예 묘 헤인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고문은 "군정이 선거를 실시하려는 의도와 함께 모두가 참여하도록 요청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두자, 이듬해 2월 부정선거를 주장하면서 쿠데타를 일으키고 반대 세력을 폭력으로 진압했다.
군정은 애초 지난해 총선을 치르고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으나, 규정된 횟수를 넘겨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하면서 선거를 미뤘다.
군정은 이후 내년 총선 실시 방침을 밝혔으며, 유권자 명부 작성 등을 위한 인구조사를 다음 달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선거 지원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미국과 미얀마 민주 진영 등은 군정이 주최하는 선거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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