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설·레바논 총리와 회동에선 "즉각 휴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 그를 처음으로 만났다.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날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과 함께 뉴욕에 있는 트럼프타워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약 2시간 동안 만찬을 함께 했다.
영국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동에서 스타머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양국의 지속하는 우호 및 협력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상세한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타머 총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도좌파 성향 노동당의 스타머 내각은 그간 강경 보수 성향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는 '서먹한' 사이로 평가됐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타머 내각 절반이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전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래미 장관은 야당 평의원 시절 트럼프를 '네오나치에 동조하는 소시오패스'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다만, 그는 예비내각 외무장관을 맡고 나서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된 J.D 밴스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인사들과도 친분을 쌓았다.
스타머 총리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만나지 못했다. 스타머 총리와 해리스 부통령은 이전에 만난 적이 없다.
회동 전 스타머 총리는 취재진에게 "두 후보 모두 만나고 싶다. 해리스도 여전히 만나고 싶지만 일상적인 일정상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트럼프) 만남이 잡혀서 좋다. 우리 둘 간 관계 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우크라이나 지원 등 측면에서 영국의 국제무대 입지가 달라질지 질문받은 스타머 총리는 "양국의 특별한 관계는 늘 누가 어떤 직책을 맡는지보다 우위에 있는 문제"라며 "이 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동 전 스타머 총리에 대해 "그가 아주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총선을 훌륭하게 치렀고 (취임) 초기이긴 하지만 인기가 있다"고 평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서 "영국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리더십이 되겠다"며 "과거의 가부장주의에서 미래의 파트너십으로 옮겨가 더 많이 듣고 더 적게 말하겠다"고 밝혔다.
전면전 위기에 놓인 레바논 상황에 대해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폭력을 멈추고 벼랑 끝에서 물러서라"며 "외교적 해결의 공간을 마련할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만나 최근 몇 주간 민간 인명 피해에 대해 심심한 조의를 표했으며 즉각적인 휴전과 협상을 통한 해결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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