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2개·대파 200g 소용량 채소 매출↑…"남은 재료 버리는 일 줄어"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대형마트에서도 소용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채소, 과일, 쌀 등 신선식품의 소용량 상품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상품을 구성해왔으나 신선식품은 오래 보관하기가 어려워 1∼2인 가구가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이에 상품 구성이나 양을 가구 형태 변화에 맞춰 줄인 것이다.
먼저 이마트[139480]는 지난 2022년 '소소한 하루' 브랜드를 만들어 소용량 채소 상품 1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소소한 하루 양파는 1∼2개가 들어 있고 대파는 200g, 깐마늘은 80g 등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 계란 4개가 들어있는 제품도 출시했다.
보통 마트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양파 한 망은 약 2∼3㎏으로 10개가량이 들어있고 대파는 700∼900g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을 4분의 1수준으로 줄였다.
소소한 하루의 올해(1∼8월) 매출을 보면 계란은 165% 증가했으며 흙 당근은 77%, 양파는 13% 각각 늘었다.
과일 역시 수박이나 멜론, 파인애플 등 크기가 큰 과일 한 통을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1∼2인 가구 소비자를 위해 껍질을 없애고 먹기 좋게 나눈 조각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조각과일 매출은 9%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일반 채소를 사면 한 번 요리한 뒤 남은 재료를 보관하다 결국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소소한 하루 채소는 이런 부담을 줄여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계란은 라면을 끓일 때 넣거나 프라이 등으로 1∼2인 가구가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재료여서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역시 2017년부터 일반 상품보다 중량이 30% 정도 적은 소용량 채소를 팔고 있다. 상추와 깻잎, 양파, 고추 등 종류도 40개에 달한다.
소용량 채소의 작년 매출을 보면 전년보다 5%씩 늘었고 올해(1∼9월)는 매출 증가율이 10%로 뛰었다. 특히 소용량 상추 매출은 이달 기준으로 지난해 9월보다 30% 증가했고 양파는 15% 늘었다.
대형마트에서 최근 눈에 띄게 중량이 줄어든 상품 중 하나는 쌀이다.
롯데마트는 1∼2인 가구 증가에 맞춰 5㎏ 이하 소포장 쌀을 판매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씻어나온 고시히카리(1kg)'가 있다. 소포장 쌀 상품 가짓수도 2022년 18개에서 지난해 20개, 올해 25개로 각각 늘었다.
롯데마트는 소용량 잡곡도 4종을 판매한다. 일반적인 잡곡 상품은 2∼3㎏ 중량이 대부분이지만 소용량 잡곡 4종은 800g 용량이다.
이마트에서도 소용량 쌀에 대한 반응이 좋다. 전반적으로 쌀 소비량이 줄면서 올해(1∼8월) 전체 쌀 매출은 4% 감소했지만 5㎏ 미만 쌀 매출만 보면 3.3% 증가했다.
김미란 롯데마트·슈퍼 상품기획자는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4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던 대형마트에서도 소용량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특히 쌀은 20㎏에서 10㎏으로, 10㎏에서 5㎏ 이하 상품으로 점차 수요가 이전되고 있어 소용량 상품 진열 면적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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