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선도지구 평균동의율 90.7%…공공기여가 판가름하나

입력 2024-09-29 14:13  

분당 선도지구 평균동의율 90.7%…공공기여가 판가름하나
추가 점수 얻으려 소규모 빌라와 결합…장수명 아파트 인증 약속도
신축아파트 인기 높아진 가운데 '아파트값 선도 기대감'…경쟁률 높여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을 가장 먼저 추진할 선도지구를 신청받은 결과 분당의 평균 주민동의율이 90.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단지마다 선도지구 평가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주민동의율 확보에 사활을 건 결과다.
분당은 일산·평촌·중동·산본과 비교해 평가 항목이 세분화된 만큼 주민동의율과 함께 추가 공공기여에 따른 가산점이 선도지구 선정의 관건이 될 수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1기 신도시 소관 지방자치단체가 발표한 선도지구 공모 접수 결과에 따르면 분당에서는 공모 대상 특별정비예정구역 67곳 중 70%에 해당하는 47곳이 신청을 마쳤다.
가구 수 기준으로는 분당 전체 9만7천600가구 중 5만9천가구(60%)가 선도지구가 돼 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손을 든 셈이다.
주민동의율은 최저 71.2%, 최대 95.9%, 평균 90.7%다.
분당에서 주민동의율 확보 경쟁이 유독 거셌던 것은 평가 점수 100점 중 '주민동의 여부' 항목 비중이 60점 만점으로 가장 높기 때문이다.
동의율이 50%면 최하 10점이고, 95% 이상이면 60점이다. 95% 미만 동의율은 1%포인트당 1.11점씩 차감된다.
1기 신도시 각 지자체는 국토부가 발표한 선도지구 표준 평가기준을 토대로 세부 평가항목을 만들었다.
분당의 경우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평가기준을 가장 복잡하고 세밀하게 만들었다.



분당은 통합 재건축 참여 가구 수 배점을 국토부 기준(10점)보다 5점 높인 15점으로 잡았다. 3천가구 이상이 모여 통합 재건축을 하면 해당 항목 만점인 15점을 준다.
그러면서 통합 재건축 참여 주택단지 수 배점은 국토부 기준(10점)보다 낮은 4점으로 줄였다. 재건축 참여에 4개 단지 이상이 모이면 4점 만점이다.
통합 재건축 단지 수보다는 가구 수가 많을 때 유리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주민동의율, 통합재건축 가구 수 등 '정량평가'로 변별력을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추가 점수를 부여받아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을 세운 단지들이 상당하다.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항목'에서는 최대 15점을 받을 수 있는데, 공공기여를 추가로 제공하면 최대 6점, 근린 상업구역을 포함해 구역을 정형화하면 최대 2점, 장수명 주택을 인증받으면 최대 3점을 얻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분당 선도지구 신청단지 주민대표는 "우리 단지의 경우 추가 공공기여를 제안했다"며 "공공기여를 추가한 단지가 상당하고, 여기에 장수명 주택까지 추가한 단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규모 빌라와 결합을 택한 대형 단지도 있다. 성남시는 자체 평가 기준에서 반경 2㎞ 이내 나 홀로 단지나 소규모 연립 등과 묶어 통합 재건축을 할 경우 최대 2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분당 시범단지 삼성한신(4천200가구)은 현진리치빌라 등 64가구와 결합했고, 시범단지 우성·현대(3천569가구)는 144가구 규모 장안건영 3차 빌라와 합쳤다.
샛별마을 동성 등(2천777가구)은 샛별마을 현대빌라(66가구)와 결합했다.
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신탁회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거나 공공시행 방식을 선택한 단지들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분당 수내동 파크타운과 푸른마을, 구미동 무지개마을 11·12단지, 장안타운 빌라 등 4곳과 공공시행 방식의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분당 이외의 지역에서는 주민동의율이 당락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에 가구 수 기준으로 15만3천가구가 몰린 것은 선도지구에서 뽑히지 못하면 장기간 재건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분당은 다른 1기 신도시와 달리 자족 기능을 갖춰 일자리가 있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성남역이 있어 삼성역 개통 땐 강남까지 접근성이 좋아진다"며 "신축 아파트 인기가 높아진 상황에서 선도지구가 되면 아파트값을 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더더욱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명확한 기준에 따른 선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선도지구 선정 이후 소송전이나 분란이 발생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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