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야당 '새 희망' 대표 기드온 사르, 연정 합류…의석 4석 확대
극우 이탈해도 과반 유지 가능해져…네타냐후 입지 강해질 듯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오랜 라이벌 기드온 사르가 이끄는 우파 정당 '새로운 희망'(이하 새희망) 이 네타냐후 총리 연립정부에 합류한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사르 대표가 앞으로 직무가 없는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안보 내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합류한 사르 대표는 법조인 출신의 우파 정치인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에서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한때 당내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유력한 경쟁자로 각광받았으나 당권 경쟁에서 밀리면서 2020년 탈당했다.
이후 새희망을 창당, 연정에 참여하지 않은 채로 네타냐후 총리의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사르 대표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네타냐후 총리가 소집한 긴급 통합 내각에 참여했으나 지난 3월 전쟁 정책에 이견을 드러내며 탈퇴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라이벌인 사르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새희망당을 연정에 합류시킴으로서 그의 정치적 입지는 더 단단해졌다.
의회 의석 4석을 지닌 새희망당이 연정에 합류함으로써 네타냐후 총리 내각이 확보한 의석은 전체 120석 중 68석으로 늘어 과반을 확고히 굳히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한 연정 내 극우 파트너의 영향력에서도 한층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극우 정당들은 그간 네타냐후 총리와 이견이 있을 때마다 연정에서 탈퇴해 정권을 무너뜨리겠다고 위협해왔지만 이제는 이들이 이탈해도 연정이 과반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사르 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이전에 의견 불일치가 있었던 것은 비밀이 아니지만 지난해 10월 7일 이후 과거의 모든 유감을 지난 일로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어깨를 맞대고 함께 일할 것이며 나는 전쟁에서의 작전에 영향을 미치는 포럼(안보 내각)에서 그(사르 대표)의 도움을 받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념적으로 사르 대표는 팔레스타인 국가에 반대하는 등 네타냐후 총리보다 더 보수로 쏠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그의 합류가 현재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안보 정책 기조에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한편 사르 대표의 합류로 네타냐후 총리가 눈엣가시였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몰아내는 길을 열어둔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갈란트 장관은 그간 하마스에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 석방 협상 실패 등의 책임을 들어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고, 레바논에서의 군사 작전에 반대하는 등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갈란트 장관의 해임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총리실은 이를 부인했다.
당시 갈란트 장관의 후임으로 사르 대표가 임명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사르 대표 측은 지난주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국방장관직을 제안했으나 헤즈볼라와의 분쟁 상황에서 국방장관을 교체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자신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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