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D 장악한 주의회선 의장 선출 두고 소송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치권이 극우 정당 AfD(독일대안당) 해산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일간 디벨트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기독민주당(CDU) 등 여야 일부 의원은 결의안 초안에서 위헌정당 해산을 규정한 기본법(헌법)에 따라 AfD의 활동을 금지하고 정부의 재정지원 대상에서도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AfD가 "전투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로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폐지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정당해산은 연방하원과 상원, 연방정부가 헌재에 청구할 수 있다. 연방하원에서는 재적 의원 과반이 동의하면 헌재가 해산 여부를 심리할 수 있다.
그러나 전국 지지율 20% 안팎 정당의 해산을 추진하는 데 대한 우려도 만만찮아 정족수를 채울지는 미지수라고 디벨트는 전했다.
독일 헌재는 1952년 사회주의제국당(SRP), 1956년 독일공산당(KPD)을 각각 해산한 바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신나치 성향 국가민주당(NPD)에 대해 두 차례 해산이 청구됐으나 모두 기각됐다.
정가에서는 올해 1월 AfD 소속 정치인들이 극우세력과 비밀리에 모여 이민자 대량추방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AfD를 해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AfD 지지자들은 지난 22일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 뒤풀이에서 '수백만명 추방'이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고 이민자 추방을 요구하는 노래를 불러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달 치러진 옛 동독 3개주 선거에서 AfD가 세력을 키우면서 다른 정당들과 충돌도 격화하고 있다.
AfD가 제1당에 오른 튀링겐 주의회에서는 CDU 등 기성 정당들이 의장 선출을 두고 소송전을 벌인 끝에 AfD 소속 의장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AfD는 사기 전과가 있는 의원을 의장 후보로 내세우려다가 실패하자 CDU 손을 들어준 헌법재판관들을 공격했다.
슈테판 크라머 튀링겐주 헌법수호청장은 의회에서 벌어진 소동에 대해 "국가 붕괴 수준이었다"며 "앞으로 벌어질 일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튀링겐주 AfD는 헌법수호청에 의해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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