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변동성으로 악명 높은 10월의 첫 거래일, 4분기 시작을 급락세로 출발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는 백악관 발표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양상을 보였다. 미국 동·남부 항만 노조 파업 사태도 불안을 가중시켰고 제조업 업황이 지속적인 위축세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하는 신규 경제지표도 실망을 안겼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5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92.89포인트(0.69%) 밀린 42,037.26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6.03포인트(1.15%) 하락한 5,696.4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41.90포인트(1.88%) 떨어진 17,847.27을 각각 나타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1.93% 하락세다.
3대 지수는 전날, 9월 마지막 거래일을 동반 상승세로 마감한 바 있다. 하락세로 출발, 보합권에서 좁게 움직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인하 관련 발언이 매파적으로 해석돼 하락폭을 늘렸다가 반등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역대 최고 마감 기록까지 새로 쓰며 통상 '연중 최악의 달'로 일컬어지는 9월을 강력하게 마무리했다. 3대 지수 모두 월간·분기 기준 모두 '플러스' 실적을 냈다. 특히 S&P500이 9월에 강세를 보인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하루만인 이날 온갖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진 형세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오전 언론에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준비 정황 포착 사실을 공개하고,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이란에 경고한다고 밝혔다.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날 발표된 신규 경제 지표는 미국 제조업 업황이 계속 위축 국면에 머물러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제조업 PMI는 47.2를 기록했다. 시장예상치(47.6)를 밑돈 수치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 위축과 확장을 가늠한다.
ISM은 "제조업 업황이 6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며 "지난 23개월 중 22개월은 위축 상태였다"고 밝혔다.
S&P 글로벌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3으로, 3개월 연속 하락 추세를 보였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미국 항만 노조 파업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4만5천여 명이 가입된 동·남부 지역 항만 노조는 단체교섭 결렬에 반발, 47년 만에 파업을 결의하고 이날부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여파가 당장 소비자들에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공급망 혼란이 불가피해지면서 미국 경제는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경제매체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항만 노조 사태가 최악의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제가 정상화해야 금리도 정상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메타(페이스북 모기업)만 강보합세로 장을 열었다. 나머지 6종목은 모두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애플·테슬라 하락폭은 3% 이상,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하락폭은 2% 이상이다.
이날부터 10대1 액면 분할된 가격에 거래를 시작한 슈퍼마이크로 컴퓨터 주가는 전일 대비 1%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항만 노조 파업으로 항공 화물 서비스 업체가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의 양대 특송업체 페덱스 주가는 1% 이상, UPS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항공우주기업 보잉은 주식을 추가 발행해 100억 달러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후 주가가 1% 이상 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3.24포인트(19.37%) 상승한 19.97까지 높아졌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연준이 오는 11월 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확률은 57.5%, 50bp 추가 인하할 확률은 42.5%로 반영됐다. 파월 의장 빅컷 배제 발언에 급상승했던 25bp 인하 가능성이 전일 대비 7.8%포인트 뒷걸음질 쳤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0.76%,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53% 각각 밀리고 영국 FTSE지수만 0.36% 올랐다.
중동 전면전 위기 고조로 국제 유가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3.15% 뛴 배럴당 70.32달러, 글로벌 벤치마크 11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3.00% 오른 배럴당 73.85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