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인터넷 중단, 도로 침수로 투표 안내·부재자 투표 어려워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대선의 주요 승부처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가 허리케인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면서 대선 투표에도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의 선거관리 당국은 허리케인 '헐린'이 휩쓴 지역의 투표소, 투표용지, 개표기에 발생한 피해를 집계하기 시작했다.
여러 투표소가 침수돼 선거 당일(11월 5일)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누구도 그 숫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우편으로 투표하려는 유권자의 투표를 가능하게 하는 게 특히 문제다.
주민 다수는 집이 침수되고 도로가 통행 불가능하게 되고 마실 물이 부족해지자 거주지를 떠났는데 이들이 언제 돌아올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임시 거주지로 투표용지를 배달받을 수는 있지만 우편 서비스도 중단돼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제때 받아서 시한 내에 선거관리 당국에 보낼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외국에 있거나 군 복무 중인 유권자를 위한 부재자 투표 용지가 지난달 20일에 발송됐지만, 국내에서 부재자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를 위한 투표용지는 지난달 24일 발송됐기 때문에 허리케인이 지역을 강타했을 때 아직 배송 중이거나 파손됐을 수 있다.
애시 카운티에서는 최소한 한 곳의 우체국이 침수돼 우편함 수백개가 사라졌다.
유권자에게 투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문제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망이 끊기고 일부 지역에서는 식료품점마저 문을 닫으면서 유권자에게 투표소 위치나 우편 투표 방법 등을 안내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 지역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낮아질 수 있다.
2020년 대선 때 노스캐롤라이나 전역에서 거의 600만명이 투표했는데 그 중 거의 100만명이 이번에 허리케인 피해를 본 지역의 유권자다.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표 차이는 8만 표도 되지 않았다.
WP가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포인트 차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근소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에도 초접전이 예상된다.
이번 허리케인 피해 때문에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노스캐롤라이나 서부의 25개 카운티는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체 표의 거의 62%를 가져가면서 승리했다.
다만 가장 피해가 큰 지역에 속하는 애슈빌시와 주변 벙컴 카운티는 바이든 대통령이 60%를 득표해 이긴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WP는 공화당이 장악한 노스캐롤라이나 주(州)의회가 작년에 개정한 법 때문에 선거 당국의 허리케인 대응이 더 복잡해졌다고 보도했다.
주의회는 카운티가 투표 장소를 바꾸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우편 투표는 원래 선거일 이후 3일까지 선거 당국에 도착하면 됐지만 그 기한을 선거 당일로 줄였다.
WP에 따르면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도 허리케인 손해를 입었지만, 노스캐롤라이나처럼 심각하고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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