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자기방어권' 주장…온건파 대통령 "침략에 단호히 대응" 자평
군부 "보복 때 '치명적 공격'"…"군기지·모사드 겨냥, 민간은 의도적 피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신재우 서혜림 기자 = 이란 정부가 이스라엘의 군기지와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총 20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스라엘의 보복이 없다면 추가 공격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군부는 같은 입장으로 비치지만 이스라엘이 보복한다면 '치명적인 공격'을 추가로 단행하겠다는 경고에 무게를 실었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전날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은 총 200발이라고 이란 국영 TV가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약 180발이며, 이들 대부분을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전날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자기 방어권 행사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스라엘 체제가 추가 보복을 도발할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란의 조치(군사적 보복)는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의 재보복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모든 직접적 군사개입에 추가 군사행동을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을 통해 보도된 성명에서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체제가 이란의 작전에 대응한다면 치명적인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에 대해서는 "유엔 헌장에 따른 것"이라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유엔 헌장에는 적대행위에 대한 주권국의 권리 등이 명시돼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미사일 공격이 이란의 주권에 대한 공격 이후 잠시 자제 기간을 거친 후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7월 말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이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한 바 있다.
그 뒤에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공언했으나 실제 공격은 2개월이 지난 현시점에 이뤄졌다.
미국을 비롯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국가들이 보복에 가담할 경우 함께 재보복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뒤따랐다.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국가가 직접 개입할 경우 이 지역의 중심지와 이익단체들도 이란 이슬람 공화국 군대의 강력한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란 국영TV를 통해 "미친 시오니스트 정권이 미국과 유럽에 의해 자제되지 않고 계속 범죄를 이어가거나 우리의 주권과 영토권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전날과 같은 작전은 훨씬 더 큰 규모로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게리 참모총장은 전날 발사한 이란의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네바팀, 하체림, 텔노프 등 3개 군사기지와 모사드(해외 정보기관) 본부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이스라엘 민간인과 기반 시설을 공격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경고에 타협해 긴장을 즉각적으로 완화할지는 불투명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이란이 큰 실수를 했다"며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보복을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오판을 했다며 이스라엘은 '누구든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보복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에 "이란은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해 시오니스트 정권의 침략에 단호히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란 언론매체들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자국의 미사일 발사 장면을 온라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란 국영 TV는 이란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마슈하드 주민들이 거리에서 미사일 공격을 자축하고, 헤즈볼라를 상징하는 노란 깃발과 헤즈볼라의 수장이었던 하산 나스랄라의 초상화를 흔드는 모습을 방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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