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BS 맨해튼 방송센터, 부통령 후보 TV토론 앞두고 경계 '삼엄'
인근 거리에선 민주·공화 지지자들 세대결…'열린 토론장' 변신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올해 미국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을 앞두고 토론이 열리는 뉴욕시의 CBS 뉴스 방송센터 부근에는 1일(현지시간) 토론시작 한참 전부터 긴장감이 고조됐다.
토론 장소 주변에 보안을 위한 바리케이드가 설치됐고, 방송센터 주변 거리엔 공화당 지지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물론 정치 성향과 무관한 시민단체 회원들도 모여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열린 토론장'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10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은 대통령 후보 TV 토론을 주관한 ABC 방송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를 토론 장소로 선정했다.
이와 달리 이번 부통령 후보 TV 토론 주관사인 CBS 방송은 이번 토론을 위해 별도의 장소를 섭외하지 않고 자사의 방송 세트장을 그대로 활용하기로 했다.
1천피트(304m) 이상의 초고층 주거용 빌딩이 줄지어 있어 일명 '억만장자의 거리'로 불리는 맨해튼 57번가의 서쪽 허드슨강 부근에 위치한 방송센터는 CBS 방송의 미 동부지역 제작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오후 9시 토론을 시작하기 몇 시간 전부터 인근 상공엔 뉴욕경찰(NYPD) 헬기가 상공에 머무르며 주변을 감시했고, 경찰은 경찰차와 바리케이드로 건물 주변을 봉쇄해 행인을 통제했다.
뉴욕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토론장 주변에선 민주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도 속속 모여들며 각 당의 부통령 후보의 토론 승리를 응원했다.
건물 맞은편 거리에서는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여 마이크와 피켓을 들고 "절대로 공립학교 교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라고 외쳤다.
방송센터 반대편 인근 거리에선 공화당 지지자들이 성조기로 장식된 트럭 주변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이스라엘 국기와 함께 나란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사망한 희생자들의 사진을 경찰 바리케이드에 붙인 이들도 있었다.
거리 다른 한켠에서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동물 분장을 하고 동물권 보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초박빙 양상의 접전을 계속 보이는 가운데 북부 경합주 인근 중서부에서 태어나고 자란 '흙수저' 출신의 두 부통령 후보는 노동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상대당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강도 높은 토론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 규칙은 이미 진행된 대통령 후보 TV 토론과 유사하지만, 이번에는 마이크를 계속 켜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신이 발언 순서가 아닌 경우에도 상대 후보의 발언에 반박하면서 끼어드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대선에서 부통령 토론은 일반적으로 여론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번 토론이) 부통령 후보자들을 잘 모른다고 말하는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