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분쟁 격화'에 국제유가 강세…'부양기대' 범중국 주가 급등(종합2보)

입력 2024-10-02 17:01  

'중동분쟁 격화'에 국제유가 강세…'부양기대' 범중국 주가 급등(종합2보)
"이스라엘의 다음 조치가 관건"…'안전자산' 달러는 견조한 흐름
홍콩 H지수 13거래일 연속 상승 중…中 부동산 관련주 강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일(이하 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오르고 안전자산 가격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일본과 한국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한 반면 경기 부양책 기대감 속에 홍콩 증시는 크게 상승했다.

◇ WTI 70달러 상회…"이스라엘의 이란 원전 공격시 유가 자극 가능"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번 공격이 발생하기 전인 1일 한때 66.3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공격 발생 후 71.94달러로 치솟았다. 저점 대비로는 8.5%가량 급등한 것이다.
WTI 가격은 이후 일부 조정을 거쳐 한국시간 오후 4시 11분 기준 전장 대비 2.38% 오른 배럴당 71.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한때 69.91달러로 70달러를 하회했지만 공격 발생 후 저점 대비 7.9%가량 상승, 75.45달러를 찍었다. 이후 전장 대비 2.16% 오른 배럴당 75.15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란은 1일 이스라엘을 겨냥해 약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쐈다.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최근 헤즈볼라(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데 이어 이란의 공격이 이뤄지면서 중동에서 확전 우려가 고조됐다.
하마스·헤즈볼라와 달리 주요 산유국이자 지역 강국인 이란이 직접 참전할 경우 중동산 원유 공급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별다른 인명 피해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란은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없으면 보복 조치를 끝내겠다고 밝힌 상태로, 시장은 향후 사태 전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ANZ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랠리 지속 여부는 이스라엘의 대응에 달려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원유산업이나 이란군을 공격할 경우 유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봤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이 이란 유전을 공격할 경우 유가가 80달러를 향해 갈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 이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노력 중인 미국 등이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와 금 가격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으로 101선 위로 올라온 상태다. 양호한 미국 고용지표도 달러 강세에 한몫했다.
지난달 27일 한때 100.157까지 내려갔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11분 기준 전장 대비 0.050 오른 101.244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금값도 견조한 흐름이지만, 달러 강세는 금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일 새벽 한때 온스당 2,624달러를 찍었던 금 현물 가격은 중동 긴장 고조 속에 이날 새벽 2,673달러까지 올랐으며, 전장 대비 0.38% 내린 2,653.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 닛케이 2.18%, 코스피 1.22% 하락…美선물 약보합
이날 한국과 일본의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전장 대비 2.18% 내린 37,808.76으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피 종가도 1.22% 내렸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6만원 아래로 내려갔다가 0.33% 하락한 61,300원으로 거래를 마친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3.15%), 일본 도쿄일렉트론(-3.73%)·어드반테스트(-4.85%) 등 한일 반도체주도 약세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73% 내린 61,513달러 수준이다.
나스닥 100(-0.29%)과 S&P500 선물(-0.23%)은 약보합세다.
앞서 이번 공격 여파로 1일 미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1.53%)를 비롯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4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93%)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 주간 거래 종가 대비 11.5원 상승한 1,319.3원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47엔 오른 144.03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움직임이 개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조4천억 달러(약 5천806조원)로 추정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느린 속도로 청산되기 시작했다고 이날 평가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 속에 1∼8월 일본 투자자들의 일본 국채 순매입액이 28조엔(약 256조원)을 기록해 적어도 최근 14년 가운데 최대였다는 것이다.

◇ 범중국 증시 부양책 수혜 지속…H지수 장 중 한때 8% 넘게 올라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범중국 증시는 강세다.
한국시간 오후 4시 7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5.55%,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6.41% 올랐다.
H지수는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장 중 한때 8.4%가량 오르며 2022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주택시장 규제 완화에 힘입어 중국 부동산 관련주가 특히 강세를 보였으며, 홍콩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지수(HSMPI)는 12%가량 오른 상태다.
화룽국제금융홀딩스 주가는 이날 장 중 한때 463% 급등했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인 스마오·수낙 등의 주가도 최근 5거래일 동안 200% 넘게 올랐다.
글로벌X의 빌리 렁 전략가는 중국 자산을 꺼리던 헤지펀드·뮤추얼펀드 등이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지정학을 비롯한 단기적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날 중국 증시는 국경절 연휴로 휴장이며, 대만 증시는 태풍 여파로 문을 열지 않았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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