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용 박사 "한지·선지·화지, 비슷하지만 모두 달라"…대학측 "학술교류 새 장"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이공계 최상위 고등교육기관인 중국과학기술대학에서 한국인 최초 박사가 나왔다.
2일 중국과학기술대에 따르면 이 대학 과학기술사·과학기술고고학과 소속 유동용(37) 박사가 최근 '한중일 전통 서화 장황(미술품 보존을 위해 종이나 비단으로 족자 등을 만드는 일) 배접기법의 과학적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국과학원 직속 연구기관인 중국과학기술대학에서 한국인이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학교 측은 밝혔다.
유 박사는 한국의 한지(韓紙)와 중국의 선지(宣紙), 일본의 화지(和紙) 등 3국의 전통 종이를 모두 연구한 박사학위논문 역시 한중일을 통틀어 첫 사례로 알고 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중국 베이징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유 박사는 지난 2017년 한중일 3국 전통 제지술을 연구해온 중국과학기술대 궁더차이 교수 연구팀에 합류했고 7년에 걸쳐 한중일 전통 종이 제작법 변천과 기술 발달 과정 등을 연구했다.
박사과정 기간에는 후베이성 징저우박물관과 산시(山西)박물관 등에서 그림·서예 문물 보존·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중국과학기술대는 설명했다.
유 박사는 한중일 3국 전통 종이가 얼핏 유사해 보이지만 원료와 제작 기법을 분석해보면 어느 국가, 어느 시대에 만들어진 것인지를 모두 파악·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닥나무로 만드는 한지와 청단피(靑檀皮)와 볏짚 등을 혼합한 중국 선지 그리고 닥나무와 안피(雁皮) 등을 혼합한 일본 선지 각각의 특질과 시대별 제작 기술 연구를 심화하면 3국이 보유하고 있는 종이 문화유산 분석·관리를 한층 체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 박사는 전망했다.
중국과학기술대는 "유 박사는 우리 학교에서 처음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 유학생으로, 중국과학기술대 인재 육성이 새로운 진전을 얻은 것일 뿐 아니라 중국과 한국 학술 교류의 새로운 장(章)을 연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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