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임대인 10명이 떼먹은 전세금 8천563억원…회수는 10%에 불과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운영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 730채를 세놓은 임대인 A씨를 대신해 전세보증금 1천357억원을 세입자들에게 돌려줬다.
이 중 경매 등을 통해 HUG가 회수한 금액은 단 34억원으로 A씨 대신 갚아준 전세보증금(대위변제액)의 3%에 불과했다.
하지만 A씨는 HUG가 공개한 악성 임대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은 대위변제액 기준 상위 10위인 악성 임대인들 대신 HUG가 갚아준 전세보증금이 8천억원을 넘지만, 회수된 금액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손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 다주택 채무자 상위 10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위변제액 상위 10인에 대한 대위변제 건수는 총 4천115건, 금액은 8천563억원에 달했다.
이 중 회수액은 853억원으로 전체 대위변제액의 10% 수준에 그쳤다.
이들 10명 가운데 HUG가 공개한 악성 임대인 명단에 포함된 사람은 4명뿐이었다.
악성 임대인 명단에 포함되려면 개정된 법이 시행된 작년 9월 말 이후 전세금 미반환 사고가 1건 이상 있고, 미반환 전세금 규모 역시 개정법 시행 이후 2억원 이상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3건 이상의 대위변제를 발생시킨 다주택 집주인을 대신해 HUG가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은 올해 8월 기준 3조8천93억원으로 HUG의 전체 대위변제금(8조5천119억원)의 약 45%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중 87%인 3조3천227억원은 여전히 회수하지 못했다.
손 의원은 "전세금보증제도가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떼어먹는 전세 사기범의 먹잇감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악성 임대인을 일벌백계하고 다주택 채무자에 대한 보증 발급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전세금반환보증제도의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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