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평가…"AI시대 데이터 가치 제대로 반영 안 돼" 이견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엑스(X·옛 트위터)의 가치가 머스크의 이 회사 인수 당시보다 80% 가까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블루 칩 성장펀드(Blue Chip Growth Fund)는 최근 제출한 서류에서 이 펀드가 보유 중인 엑스의 지분 가치를 지난 8월 말 기준 420만달러(약 55억6천만원)로 추산했다.
이는 머스크가 엑스를 인수한 2022년 10월 피델리티가 지분 가치로 추정한 1천966만달러(약 260억3천만원)와 비교해 79% 하락한 수치다.
또 피델리티가 7월 말 기준으로 추산했던 수치보다는 24% 더 떨어졌다.
피델리티의 최신 평가액을 바탕으로 한 엑스의 전체 가치는 94억달러(약 12조5천억원)로, 머스크가 인수 당시 지불한 금액인 440억달러(약 58조3천억원)의 약 5분의 1수준이 됐다.
분석가들은 피델리티가 주로 엑스의 광고 매출 감소를 반영해 기업가치를 추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케팅 대행업체 칸타의 최근 조사에서 주요 글로벌 마케터 중 26%가 내년에 엑스에 대한 광고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주요 글로벌 광고 플랫폼 가운데 가장 가파른 감소세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엑스로 이름을 바꾸고 표현의 자유를 우선하며 혐오 발언 등으로 정지됐던 계정을 부활시키는 정책을 편 뒤 엑스의 광고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머스크가 지난해 11월 엑스에서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주장하는 글에 공개적으로 동조한 뒤 광고주 이탈이 심화했다.
아울러 엑스의 활성 이용자 수도 감소세라고 CNN은 전했다.
인터넷 분석업체 시밀러웹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엑스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7천350만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약 11% 줄었고 2022년 10월보다는 20% 감소했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피델리티가 엑스의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잡았다며 이견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투자회사 딥워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는 장기적으로는 엑스 자체와 이 회사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의 가치가 머스크의 회사 인수 금액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AI 챗봇 '그록'을 학습시키는 데 엑스의 데이터를 주로 이용했다.
먼스터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만 해도 투자자들은 우리가 지금처럼 빠르게 AI 분야에서 도약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것은 똑똑하기보다는 운이 좋았던 사례"라고 평가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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