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해도 주당순이익(EPS) 12.5%↓…이자비용으로 순이익 감소"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 측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소각이 대규모 차입으로 진행돼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켜 회사와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4일 분석했다.
MBK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대 7% 고금리의 2조7천억원 차입금으로 진행되는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금전적, 재무적 차원에서도 고려아연과 남은 주주들에게까지 적지 않은 피해로 다가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금융기관에서 1조7천억원을 차입하고 1조원은 사모사채 발행으로 조달한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시장에서 해당 회사채의 금리는 연 7% 수준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이 밖에도 기업어음(CP) 발행으로 4천억원을 조달해 최대 3조1천억원가량의 '실탄'을 마련했다.
MBK는 반기 말 고려아연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은 9조7천590억원이나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로는 7조590억원으로 줄어든다고 짚었다. 자사주 매입은 매수한 금액만큼 자기자본이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높아진다.
고려아연의 경우는 차입금도 3조1천억원이 늘어 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6.5%에서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94.4%로,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은 -0.63배(-는 순현금 상태라는 의미)에서 1.73배로 올라간다.
MBK는 "고려아연은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에도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ICE신용평가는 앞서 고려아연에 'AA+/안정적'을 부여하며 등급하향 검토 요인 중 하나로 '순차입금/EBITDA 배율이 0배를 상회할 경우'를 꼽았다.
MBK는 "차입금 총 3조1천억원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이자비용만 약 1천86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그만큼 고려아연 순이익이 감소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기 말 연결 기준 2조7천억원 차입금이 자사주 취득으로 대부분 지출할 경우, 고려아연은 약 2조원의 순차입 상태로 즉시 전환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MBK는 고려아연이 취득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도 주당순이익(EPS)이 12.5%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통의 경우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를 감소시켜 EPS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자비용 때문에 정반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MBK는 "차입금 3조1천억원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예상이자비용 약 1천86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약 4천130억원(법인세 절감 효과 410억원 반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주식 수 감소를 감안해도 EPS는 2만6천985원에서 2만3천624원으로 줄어든다고 짚었다.
MBK는 "2조7천억원 차입금으로 대규모 자사주를 취득한 것이 고려아연이 향후 5년간 계획하고 있는 약 14조원의 투자 재원 마련에도 어려움을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사의 성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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