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 "비상시 라디오 재난방송이 대안…예산 확보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전국 도로와 철도 터널, 지하철 등 지하공간의 재난방송 수신 환경이 불량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 지원 예산은 삭감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민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방통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도로 터널 67.6%, 철도 터널 98%, 지하철 역사 약 51.6%에서 FM 라디오 수신이 불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철도의 경우 전체 터널의 98%가 라디오 수신 불량일 정도로 심각했는데, KTX와 SRT가 다니는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도 노선 내 터널 중 1개 터널을 제외하고는 모두 라디오 수신이 불량했다.
경북선, 경전선, 경강선, 중부내륙선 등은 모두 불량률 100%로 노선 내 라디오 수신이 가능한 터널은 단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도로 권역별 수신 상태를 살펴보면 전국 터널 3천220개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684개 중 496개(73%)가 라디오 수신 불량으로 나타났다. 충청남도는 148개 중 128개(86%) 불량으로 1위였고, 이어 강원도가 400개 중 302개(76%) 불량으로 2위였다.
지난해 지하철 승하차 인원이 가장 많았던 수도권 2호선은 역사 53개 중 44개(83%)가 라디오 수신 불량이었다. 수도권 6호선과 경강선, 부산 2호선은 역사 전체가 라디오 수신 불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방통위의 내년도 재난방송 수신 환경 개선 사업 예산은 5억8천500만원으로 올해 10억 원 대비 41.5%가 삭감돼 정부안에 반영된 상황이다.
한 의원은 "전력이나 통신이 끊긴 극한 비상 상황 등 긴급재난문자나 방송을 통한 전파가 불가능할 때는 라디오 재난방송이 대안임에도 여전히 수신 환경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며 "방통위가 예산 확보를 통해 국민 안전과 재난 피해 최소화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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