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클라우드 거점 광주서는 반대 목소리…"AI 정책, 선택과 집중 필요"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정부가 최대 2조원을 투입해 새로 건립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국가 디지털 혁신지구인 '대구 수성 알파시티'에 만들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정부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K 클라우드 계획'의 거점으로 삼았던 광주에서는 한 곳으로 집중해야 할 화력을 분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우리나라 산업·연구계가 보유한 인공지능(AI) 연산 인프라를 2030년까지 현재 수준의 15배로 끌어올리겠다며 신설하기로 한 '국가 AI 컴퓨팅 센터'의 입지가 대구 수성 알파시티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서 국가 AI 컴퓨팅 센터 설립 계획을 담은 '4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는 현재 광주에 짓고 있는 광주 첨단 3지구 인공지능(AI) 산업융합 집적단지와 별도로 지어지며, 민ㆍ관 합작투자를 바탕으로 최대 2조원을 투입해 광주 AI 집적단지보다 훨씬 큰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대구 수성 알파시티는 지난 6월 지방정부와 투자협약을 한 기업을 대상으로 세제감면, 규제특례 등 혜택을 주는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고,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인 SK리츠운용·SK㈜ C&C 컨소시엄 등이 1조396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구 경북대에서 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대구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연구·개발 전진기지로 크게 도약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연말까지 약 250여 개 디지털 기업이 입주할 예정인 수성 알파시티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빅데이터(B)-블록체인(B), 이른바 ABB 중심의 디지털 혁신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과기정통부가 '4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내놓기에 앞서 야심 차게 추진했던 K클라우드 정책의 거점이었던 광주의 반발이 크다는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인철(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I 분야를 선점한 광주광역시에서 K클라우드 사업 1단계를 통해 인프라를 구축했고 2단계에서 실증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국가 AI 컴퓨팅 센터 신설이 뜬금없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대구 AI 센터 신설의 명분을 지역 균형 발전으로 이야기하겠지만,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클러스터에서 기술 집적화를 목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가오는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컴퓨팅 자원 확보 계획이 (빅테크와 비교해) 많다고 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지역별 중복 투자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데이터센터에 올라갈 소프트웨어(SaaS) 기능의 특징과 컴퓨팅 자원 예측 수요를 고려해보면 여러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둘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인공지능이 미래를 좌우할 기술로 떠오르며 K클라우드 정책의 중심지 광주와 이번에 국가 AI 컴퓨팅 센터 입지로 선정된 대구 외에도 AI 중심지라고 자임하는 지자체들의 경쟁이 뜨거운 상황이다.
경기도는 최근 판교에 AI 시티와 AI 지식산업벨트를 조성해 국내 AI 기술 개발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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