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한달새 소폭 증가…중동 불안 등 악재에도 매수세 유입 기대
CMA 잔고는 86조원대 유지 …美日 주식은 한주 매수·매도 '엇비슷'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대세' 투자처로 떠올랐던 채권형 펀드의 인기가 식고 있다.
주식 시장 약세와 금리 인하 전망 등의 여파로 채권 펀드에 쏠렸던 돈의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반면 중동 무력 충돌 악화와 '반도체 겨울' 우려 등 악재가 잇따랐던 주식 시장에는 대기성 자금이 다시 모이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나온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2일 기준 61조2천303억여원으로 한 달 전(9월2일 61조7천546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48조8천366억여원에서 49조2천395억여원으로 4천29억원가량이 늘었다.
올해 6월만 해도 국내 채권형 펀드는 한주 사이에 1조원 이상 설정액이 느는 등 인기를 누렸는데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에서는 채권 고평가 우려로 신중론이 퍼졌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채권시장에는 이런 기대감이 이미 반영된 상태여서 실제 금리 인하가 단행되더라도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증시의 '예비 실탄'은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2일 56조3천313억원으로 한 주 전(9월25일)보다 4조2천691억원이 불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이다.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되찾지 않은 돈이라,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으로 꼽힌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내내 50조∼52조원대에 머물다 최근 들어 56조원대를 회복했다.
파킹형 자금인 CMA 잔고는 2일 기준으로 86조5천659억원으로 86조∼87조대였던 지난달과 비슷했다.
증시 열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일 기준 17조5천831억원으로 지난달 25일 17조4천394억원에서 소폭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자신의 자금을 일부만 투입하고 나머지는 증권사로부터 대출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다. 통상 이 잔고가 늘어나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한다.
IBK투자증권의 변준호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주식 시장은 반도체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며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대폭 인하(빅컷)에 따른 기대감과 미국 대선 종료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지만 시중 금리가 크게 떨어져 투자 및 소비가 급격하게 회복될 가능성은 작다. 연말에 미국 등 세계 경제의 둔화 우려가 재차 나올 공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9월26일∼10월3일) 동안 미국 주식을 60억3천500만달러 매수하고 60억1천500만달러 매도했다.
일본 주식의 매수·매도액은 같은 기간 각각 7천400만달러와 7천500만달러였다.
지난 한 주 순매수액이 컸던 해외 종목은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 등 상장지수펀드(ETF)로 상위 1∼4위를 휩쓸었으며,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가 5위를 차지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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