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레바논에서 지난 사흘간 50명의 의료진이 숨졌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현지 당국을 인용해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 대변인은 이날 FT에 지난 72시간 동안 의료인 50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 이후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집을 떠난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을 귀환시키겠다면서 지난달 23일부터 헤즈볼라 근거지를 공습했고, 이달 1일부터는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병원들도 폭격을 받으면서 가동 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의료진이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5일에는 밤사이 레바논의 이스라엘 접경 도시 빈트즈베일의 살라간두르 병원 옆 모스크 내부에 위치한 헤즈볼라의 지휘본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와 연계된 살라간두르 병원 측은 이스라엘군이 대피 명령을 내린 직후 병원이 폭격을 받았으며, 4일 있었던 이번 공격으로 의료진 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고 레바논 국영 통신사가 전했다.
지난 3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한 헤즈볼라 연계 의료시설이 공습을 받아 의료진을 포함해 최소 9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살라간두르 병원과 마르자윤 정부 병원을 비롯해 레바논 남부에 있는 3개 병원은 폭격 혹은 의료품, 연료, 전기, 물 공급 중단을 이유로 문을 닫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의료진이 사망, 부상하거나 병원을 떠나게 되면서 수년간의 경제 위기와 팔레스타인 가자전쟁 여파로 이미 취약한 레바논 보건 시스템은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레바논 보건 시스템이 악화하고 있으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공항이 거의 폐쇄돼 WHO의 의료물자도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즉각 의료품을 전달할 수 있게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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