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발탁·2기 인선…'마가 월드' 황태자 트럼프 장남

입력 2024-10-07 15:56  

밴스 발탁·2기 인선…'마가 월드' 황태자 트럼프 장남
WSJ "쿠슈너 축출 자리 차지…의회에도 탄탄한 네트워크"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미국 대선 초기부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막후 실세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은 주지의 사실로 알려져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선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확실한 '문고리' 자리를 예약한 황태자 트럼프 주니어의 역할을 다시 조명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주니어의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은 무엇보다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하기까지 과정이다.
밴스의 상원 캠페인부터 일찌감치 그를 지원해 온 트럼프 주니어는 밴스 발탁을 강력하게 설득하며 "내 정치적 자산의 1천%를 쏟아부었다"고 못박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밴스 의원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 부통령 토론 당일 아침에도 뉴욕 트럼프 호텔 최상층 스위트에서 커피를 나눠마시며 당시를 회고했다고 한다.
밤샘 토론 준비로 머리도 정리하지 못한 채 조찬에 불려나온 밴스 의원과 말끔하게 차려입은 트럼프 주니어의 모습은 두 사람의 위치를 단적으로 설명한다.
신문은 "다음달 대선까지 이어지는 바쁜 일정에도 트럼프 주니어의 최우선 순위는 대선 이후에 맞춰져 있다"며 그의 눈길이 이미 '트럼프 2기' 인선에 쏠려 있다고 지목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낙점된 이후 트럼프 주니어와 극소수 인사들이 이미 '충성심'을 유일한 잣대로 각료 후보자들의 검토 작업에 일찌감치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밴스 의원은 관련해 "이는 뱀들로부터 정부를 지키는 일"이라고 표현하며 재무·국무장관부터 백악관 핵심 요직에 이르는 인사들에 대한 검증이 진행중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주니어 역시 "내 역할은 나쁜 행위자들이 행정부에 침투해 나의 아버지와 그의 정책을 전복하려는 기도를 막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그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2016년 당시에는 전혀 몰랐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축출되며 그 자리를 트럼프 주니어가 차지했다는 것은 측근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WSJ은 전한다.
정치와 거리를 둔 채 사업에 집중해 온 트럼프 주니어는 특히 전통 공화당의 시선에서 벗어나 극우를 중심으로 바닥 '마가(MAGA)' 정서를 아버지에게 발빠르게 조언하며 한층 신뢰를 공고히 했다고 한다.
특유의 입담과 친화력으로 그는 현재 공화당의 각종 모금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신할 '1위 대리인'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현재 3명의 자녀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트럼프 주니어가 선출직을 포함해 공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 전망이다.
다만 그가 자신의 사람들이 포진한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농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밴스 상원의원 이외에도 지난 몇번의 상하원 선거를 거치며 의회에도 단단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문은 "트럼프 주니어는 외부에서 공화당의 미래를 다듬는다는 구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차기 행정부에서 트럼프 주니어는 맷 게이츠 하원의원을 비롯해 이미 탄탄히 구축한 의회 네트워크 역시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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