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영어 표현 분석…野 천하람 "불필요한 사용 줄여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한글날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경제전망 보고서 등에서 불필요한 영어 표현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들에서 경제학적 용어가 아닌 영어 표현을 빈번하게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개편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부터 'Indigo Book'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한은은 Indigo가 남색이라는 뜻이라며, "통찰력 있는 분석을 기반으로 미래를 헤아리는 지혜를 제공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보고서 본문에서도 영어 표현을 자주 썼다.
지난 2월 보고서에서는 전체 내용을 요약하면서 국문 병기 없이 'Executive Summary'라는 제목을 달았고, 이와 비슷하게 'Key Takeaways'라고도 했다.
둘 다 개요나 요지 등으로 바꿀 수 있는 표현이다.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보고서에는 "Wealthy는 금리 상승에 따른 긍정적 영향은 크지만…"이라는 식의 영문 혼용 문장도 눈에 띄었다.
경제전망 요약표에서는 'Baseline'이라는 말을 흔히 썼는데, 이는 기획재정부나 국회예산정책처가 보고서에서 '기준선 전망'이라고 통일한 표현이다.
또 고용 관련 부분에서 '노동시장 Tightness', '타이트한 노동수급'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왔지만, 가장 최근인 8월 보고서에서는 '높은 긴장도'로 번역하는 등 일관성도 없었다고 천 의원은 지적했다.
천 의원은 "불필요한 영어 사용을 줄이고 대중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경제 싱크탱크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싶다면 이런 사소한 부분도 되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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