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다시 고려아연으로'…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상향 등 검토

입력 2024-10-07 18:06  

'공은 다시 고려아연으로'…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상향 등 검토
MBK측 영풍정밀 매수가 3만원 인상에 대응…제리코파트너스 이사회서 인상 논의
세금 부담·매수기간 등서 MBK연합 유리…고려아연 추가 카드 '고심'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7일 고려아연 경영권 수성을 위해 고려아연과 그 계열사인 영풍정밀의 공개 매수 가격 상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연합의 경영권 인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같은 가격·조건에도 매수 기간과 세금 등 문제에서 열세인 만큼 매수 가격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최윤범 회장 등 최씨 일가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서울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 매수 가격 상향 등을 논의했다.
다만 이날 이사회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제리코파트너스의 이사회 결의 사항은 공시 사항은 아니어서 적절한 시점에 이사회 결정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 매수 가격을 기존 3만원에서 3만5천원 안팎으로 올리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과 그의 작은 아버지인 최창규 영풍정밀 대표이사,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 매수를 진행하기 위해 출자해 설립한 SPC다.
앞서 지난달 13일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 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43.43%)를 주당 2만원에 매입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 매수가를 2만5천원으로 올리자, 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를 설립해 지난 2일 주당 3만원에 대항 공개 매수를 시작했다.
이에 영풍·MBK 연합이 바로 다음 날인 지난 3일 다시 영풍정밀 매수가를 3만원으로 올리며 맞불을 놓자, 이날 제리코파트너스 이사회를 열고 매수가 상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영풍·MBK 연합의 영풍정밀 공개 매수 마감일이 오는 14일인 만큼 그 전에 최 회장 측의 영풍정밀 매수가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에 대한 매수가 추가 인상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가를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재차 상향하며 최 회장 측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놓자 다시 공이 최 회장 측으로 돌아온 셈이 됐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주식 매수 가격은 양측이 같지만, 매수 기간과 세금 등 측면에서 영풍·MBK 연합이 유리하기 때문에 최 회장 측의 추가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는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으로 주주들도 양도소득세가 아닌 배당소득세 15.4%가 원천징수 된다. 다만 금융소득이 연 2천만원을 넘는 경우에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따라 최고세율은 49.5%에 달할 수 있다. 해외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소득세가 적용되면 10∼22.5%의 법인세를 내야 한다.
반면 영풍·MBK 연합이 진행하는 일반 공개 매수는 0.35%의 증권거래세와 거래차익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내면 된다. 해외 기관 투자자는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도 내지 않는다.
소액 투자자에게는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가 유리할 수 있지만 대형 투자자라면 영풍·MBK 연합의 공개 매수가 유리한 셈이다.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 기간은 영풍·MBK 연합이 오는 14일까지, 고려아연이 오는 23일까지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이라면 빨리 지분을 매각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편이 이익일 것"이라며 "법적 리스크, 명분 싸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최 회장 측의 매수가 인상 여부와 정도에 따라 자본이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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