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종점 변경안, 김여사 일가에 유리" vs 與 "文정부 때 변경절차 시작"
국토장관 "제삼 기관에게 빨리 검증 받자…국정조사 할 문제 아냐"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이승연 기자 = 여야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 변경과 관련한 특혜 의혹을 두고 맞붙었다.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국정감사장에 소환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노선 변경을 둘러싼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소관 부처인 국토부를 집중 추궁하면서 국정조사 필요성을 거론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노선 변경 절차가 전임 정부 때부터 진행돼 특혜가 개입할 여지가 없고, 하루빨리 의혹을 해소해 중단된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양평 고속도로의 대안 종점(강상면)의 중부내륙고속도로 접속 분기점(JCT)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땅에 들어서게 되는데, 이에 따라 김 여사 일가가 토지 보상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종점 램프 부분이 정확히 산비탈 땅과 겹치게 돼 있다"며 "윤 대통령 장모와 처남 등은 이 땅에서 흑염소와 칠면조를 키우기도 했는데, 종점을 가장 유리한 곳으로 바꾸고 보상 대상인 토지에 가축을 기르며 보상금을 최대로 늘리려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상당히 경사 있는 산지로 기억이 나는데, 그런 땅에 대해 보상받는 게 그렇게 큰돈이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지난 2022년 양평 고속도로의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았던 경동엔지니어링의 수주 규모가 대폭 증가한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감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한 강성묵 경동엔지니어링 회장에게 "상반기 기준 수주액 순위가 2021년 28위였는데 2022년에는 17위, 지난해에는 10위로 뛰었다. 관급 수주 물량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며 "경동이 임의로 변경했다는 노선 때문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히고 국책사업이 1년 넘게 중단된 엄청난 문제가 생겼는데 정작 회사는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관급공사를 싹쓸이하는 비결이 뭐냐"고 따졌다.
이에 강 회장은 "대안 노선에 대해 검토를 하라는 (타당성 조사) 과업지시서에 따라 작업을 한 것이지, 일방적으로 종점을 변경하거나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날 박 장관은 양평 고속도로의 향후 계획과 관련한 민주당 민홍철 의원의 질의에 "조속히 공사 재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제삼 기관에게 원안이든 대안이든 빨리 검증을 받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양평 고속도로는 지난해 7월 처음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추진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박 장관은 다만 특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국정조사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정조사까지 받을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술적으로 어느 노선이 가장 합리적인지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노선 변경과 관련해 "특혜와 외압이 없었고, (국토부) 직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신념이 있다"고 강조했다.
양평 고속도로 관련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이미 전임 정부에서 노선 변경 절차가 시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두 종점 모두 이미 2017∼2018년부터 검토된 사안이며, 최적의 대안 노선을 검토하는 타당성 조사 과업 지시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2년 1월 내려졌다"며 "타당성 조사를 한 용역업체 2곳도 문재인 정부 때인 2022년 3월에 선정한 것인데, 특정 정부를 위해 일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추천하는 전문가를 충분히 포함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검증을 통해 노선을 정하고 조선히 공사를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h@yna.co.kr,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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