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러-미 외교관계 격하 아니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아나톨리 안토노프(69) 주미 러시아 대사가 임기를 마치고 러시아로 귀국한 가운데 역대 최악으로 틀어진 양국 관계 탓에 후임자 임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안토노프 대사는 2017년 8월부터 7년간 주미 러시아대사로 근무한 후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안토노프 대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계기로 러시아와 미국의 갈등이 최악으로 악화한 시기에 미국에서 근무했다. 양국의 대립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안토노프 대사의 후임이 조만간 지명될 것이며 주미대사의 귀임을 러시아-미국 외교관계의 격하로 간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는 하원(국가두마) 관계자를 인용, 아직 신임 주미대사 임명에 관한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해외 주재 대사는 외무부 장관의 제안에 따라 대통령이 상·하원과 논의를 거쳐 임명한다.
이 신문은 새 대사 임명에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현재 미국에서 주미 러시아대사와 소통하는 관리가 없다면서 "누가 주미대사가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위원장은 베도모스티에 러시아가 미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자 한다면 당분간 주미 차석대사가 대사를 대신함으로써 수준을 격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은 알렉산드르 다르치예프 러시아 외무부 북미국장을 가장 유력한 차기 주미대사로 꼽았다.
안토노프 대사는 소련 시절인 1978년 외교관 양성 기관인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교(MGIMO)를 졸업하고 외무부에 입직했다. 주미대사로 부임하기 전 군축 협상가로 활동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2014년에는 국방부 차관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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