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소행성 궤도 변경 실험 후 여파 및 구체적인 상태 등 조사
2026년 10월 소행성 다이모르포스·디디모스 궤도 도달 예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2년 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된 소행성 궤도 변경 실험 이후 경과와 현재의 상태 등을 조사하기 위한 유럽우주국(ESA)의 무인 탐사선이 7일(현지시간) 우주로 떠났다.
스페이스X의 중계 영상에 따르면 ESA의 소행성 탐사선 '헤라'(Hera)는 이날 오전 10시 52분(미 동부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 탐사선은 2년여간 우주를 비행하며 화성을 지나친 뒤 2026년 10월 지구에서 약 1억9천500만㎞ 떨어진 소행성 궤도에 도달할 예정이라고 AP통신과 미 CNN 방송 등은 전했다.
지름 151m로 축구장보다 조금 더 큰 다이모르포스는 그리스어로 쌍둥이를 뜻하는 소행성 디디모스 주위를 도는 소행성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이란 이름으로 2022년 9월 26일 자판기 크기의 우주선을 다이모르포스에 시속 2만2천530㎞(초속 6.25㎞) 속도로 충돌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다이모르포스나 디디모스 소행성 모두 그 자체로는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았지만, 미래에 혹시 있을지 모를 소행성의 지구 충돌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 소행성의 궤도를 인위적으로 변경하는 실험을 해본 것이다.
이 실험은 계획대로 성공해 당시 우주선 충돌 후 다이모르포스의 궤도 변경이 이뤄졌으며이 소행성의 공전 주기가 11시간 55분에서 11시간 23분으로 32분가량 단축된 것을 확인했다고 NASA는 밝힌 바 있다.
이후 약 2년 만에 발사된 이번 ESA의 탐사선 헤라는 다이모르포스의 '충돌 현장 조사'(crash scene investigation, CSI) 임무를 맡았다.
ESA의 연구진은 2년 전의 소행성 충돌 실험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앞으로 지구를 방어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이번 탐사선을 활용해 충돌의 여파를 상세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관리자인 이언 카넬리는 헤라가 경찰 과학수사대(CSI)처럼 "범죄 현장으로 돌아가 모든 과학·기술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라는 목적지인 최종 궤도에 도달한 뒤 6주 동안 두 소행성의 모양과 질량, 열, 동적 비행 상태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우주선에 탑재된 초소형 인공위성(큐브샛) 2개를 발사해 정밀 관측 후 위성 통신으로 지구에 정보를 전송할 예정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연구 책임자이자 헤라 임무의 수석 연구원인 패트릭 미셸은 헤라가 DART 실험의 최종 결과를 이해하고 그 효율성을 측정하는 데 필수적이라면서 "이것이 지구 방어와 태양계 탐사를 위한 다른 임무에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주 과학계에서는 약 6천600만년 전 공룡시대를 마감한 것과 같은 소행성 충돌 위험에서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주선을 운동충격체로 활용해 충돌 코스의 궤도를 바꿔놓는 방안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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