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총 5명 수사 의뢰…"17억원 상당 초과 모금하고 장부에 누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콜롬비아에 첫 좌파 정부를 수립한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2022년 대선 때 후원금을 초과 모금하고 회계 장부에 이를 누락하는 데 관여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게 됐다.
콜롬비아 선거관리위원회(CNE)는 8일(현지시간) "지난 대선 때 선거비용·정치자금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페트로 당시 대선후보 등 5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선관위는 보도자료에서 페트로 선거 캠프 회계책임자였던 리카르도 로아 현 에코페트롤(콜롬비아 정유회사) 대표도 수사 의뢰 대상자로 적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 등은 2022년 5월(1차 투표)과 6월(결선 투표)에 치러진 대선 유세 과정에서 후원금 한도를 넘어선 자금을 모은 뒤 이를 회계상 허위 작성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부상 누락된 자금 규모는 총 53억5천만 콜롬비아 페소(17억원 상당)로 조사됐다고 콜롬비아 선관위는 설명했다.
콜롬비아 선관위는 "콜롬비아 교육노동자연맹을 비롯한 3개 단체를 통해 불법 자금을 모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관련 수입·지출 결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젊은 시절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 몸담기도 했던 페트로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해 같은 해 8월에 취임했다. 당시 선거 결선 투표에선 50%대 득표율로, 기업인 출신 우파 성향 후보 로돌포 에르난데스(득표율 47.3%)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쿠데타가 시작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앞서 콜롬비아에서는 페트로 대통령 아들이 마약 밀매업자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된 바 있다. 당시 페트로 대통령 아들은 "돈 일부가 부친 대선 캠프로 흘러갔다"고 진술해 검찰의 추가 수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