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 뒤집은 편입 결정에 채권 강세 기대 ↑
'매파적' 금통위 예상에 강세 지속 어렵다는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예상을 뒤집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에 시장 관계자들은 놀란 분위기다.
특히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의 국고채 발행을 앞두고 점차 커지던 채권 약세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9일 채권 시장 관계자들은 WGBI 편입은 기존 예상을 뒤집은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편입 성공은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라며 "장이 열리면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7~10bp(1bp=0.01%포인트) 정도 떨어지며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숏(매도) 재료가 많았는데 오랜만에 나온 롱(매수) 재료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 역대 최대 규모(201조3천억원)의 국고채 발행이 예고된 상황에서 전해진 WGBI 편입 소식은 큰 호재라는 의견도 많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은) 내년도 공급에 대한 우려를 조금 덜어줄 첫 번째 희망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의 운용자산 증가 폭이 1%대에 머물러있고, 개인은 워낙 포션 자체가 작아 늘어나는 공급을 소화할 수 있을까 우려됐는데 (WGBI 편입으로) 시장금리가 크게 밀릴 가능성은 작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앞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더라도 국내는 상대적으로 덜 오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내년도 국고채 발행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완화할 재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WGBI의 실효 듀레이션은 7.2년이다.
보통 국고채 발행이 증가하면 시장에서는 듀레이션이 긴 장기물 소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데, WGBI 편입으로 외국인의 장기물 수요가 확대되면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것이다.
다만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가 다소 매파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WGBI 편입에 따른 강세 효과가 오래 지속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금융 안정 여건 등을 고려하면) '매파적 인하'가 예상돼 시장금리는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훈 연구원은 "WGBI 편입으로 패시브 자금이 들어온다고 해서 통화 정책이나 경제 상황을 무시하고 무조건 장기물이 강세를 보일 리는 없다"고 말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WGBI 자체가 수년 전부터 계속 있었던 이슈이고, 그때부터 외국인 자금은 조금씩 유입이 됐던 것"이라며 "WGBI 편입에 따른 시장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WGBI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수준으로 추산된다.
WGBI 추종 자금이 2조~2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500억~525억 달러의 자금 규모다.
이에 따라 내년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의 패시브 자금이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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