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사무판공실·국방부, 나란히 입장문 발표…총통 취임 직후 5월에도 포위 훈련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정부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최근 중국을 향한 '강경 발언'과 미국 정부의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러자 오는 10일 대만 건국기념일(쌍십절)을 앞두고 중국이 이번 주에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전날 저녁 주펑롄 대변인 명의 입장문에서 '중국은 대만의 조국이 아니다'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최근 발언을 "낡은 술을 새 병에 담는 괴담"이라고 맹비난했다.
주 대변인은 "대만이 중국의 신성한 영토라는 것은 역사적 경위가 분명하고 법리적인 사실도 명확하다"며 그가 그 어떤 역사적 모순이나 대만 독립에 대한 괴담을 쏟아내더라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동포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객관적 사실을 바꾸거나 대만 동포의 조국 의식을 없앨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라이 총통은 지난 5일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건국기념일 행사에서 "중화민국(대만)은 113살이지만,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75살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대만의 조국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대만 안팎에서는 라이 총통의 이 발언과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만 건국기념일(쌍십절)에서 나올 그의 연설을 구실로, 중국이 이번 주 또다시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만 고위 안보관료는 지난 7일 "라이 총통이 건국일에 무슨 말을 하든 중국이 기존 (대만 포위) 훈련에 이름을 붙여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이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평가"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라이 총통 취임 사흘 만인 지난 5월 23일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군사 훈련에 들어간 바 있다.
중국 국방부도 이날 미국의 대만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을 비난하며 군사훈련과 전쟁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우첸 대변인 명의로 올린 입장문에서 미국 정부가 최근 5억6천700만 달러(약 7천401억원) 규모의 대만 방위 지원을 승인한 데 대해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미국에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대만을 무장시키는 것은 '대만 독립'을 장려하는 것이고,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스스로를 잡아먹는 나쁜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인민해방군은 '대만 독립' 분리주의 활동과 외부 간섭에 단호하게 반격하고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결연히 수호하기 위해 군사 훈련과 전쟁 대비를 강화함으로써 전면적인 승리 능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라이 총통 발언 관련 중국 반응과 중국 국방부 입장 발표 등으로 볼 때 중국이 조만간 대만 근처에서 군사훈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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