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국이 글로벌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채권국가분류 반기리뷰에서 한국을 WGBI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년가량의 유예 기간을 거쳐 실제 지수 반영 시점은 내년 11월로 명시됐다. FTSE 러셀은 한국의 시장 접근성 수준이 WGBI 편입 요건인 2단계를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WGB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지수(BBGA), JP모건 신흥국국채지수(GBI-EM)와 함께 전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지수다.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됐다는 건 그만큼 한국 국채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자금 유입을 확대하고 국제 신인도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결과다.
한국은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2002년 편입된 BBGA에 이어 양대 지수에 모두 편입됐다. 나머지 GBI-EM은 신흥국이 대상이라 한국은 제외돼 있다. WGBI는 미국과 영국 등 26개 주요국(한국 포함)이 포함된 국채지수로 FTSE 러셀은 국채 발행 잔액, 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등 3개 요건을 고려해 WGBI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데 이번 편입에 따라 본격적인 선진 금융시장으로 분류됐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우리가 WGB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2%로 평가된다. 이는 WGBI 추종 자금이 약 2조5천억 달러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560억 달러(약 75조원)의 자금 규모다. 우리 정부의 연간 국고채 순발행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다. 자금 유입 규모만큼 발행 여력이 커질 수 있고 재정 운용에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외환시장 수급에도 긍정적이다.
이번 리뷰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공매도 금지'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점은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FTSE 러셀은 "금지 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초 거론됐던 관찰대상국 지정은 피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간 시장에선 공매도 금지 탓에 우리나라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는데 공매도가 내년 3월 말 재개되는 일정이 확정된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FTSE 러셀은 공매도 문제 해결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공매도 금지 해제를 앞두고 관련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정부는 그간 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에 주력해 왔다. 지수 편입에 따른 실효적 결과가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어야 한다. 기대가 큰 만큼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보완 대책을 지속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하고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는 데도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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