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대변인 "코로나19 진단 장비 받았지만, 이는 당시 국가 간 통상적 관행"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주장을 러시아 측이 부인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악시오스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트럼프 퇴임 후 푸틴과) 통화 관련 보도는 거짓"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그들은 통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출간 예정인 신간 '전쟁'(War)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난 뒤에도 푸틴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 방송이 책을 사전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우드워드는 "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난 뒤 트럼프와 푸틴 간 여러 통화가 있었고 어쩌면 7번이나 통화했을 수 있다"고 책에 적었다.
우드워드는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통화 여부에 대해 질문했지만, 그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우드워드의 저서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에게 미국 애벗 사(社)의 진단 장비를 보냈다는 내용도 나온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에서 "제발 누구에게도 당신이 이런 것들을 나한테 보냈다고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 상관없다. 알았다"고 답했다는 내용도 이 책에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와 대선에서 경쟁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푸틴 통화 관련 주장에는 "그것에 대해 들었으나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면서 "그는 이른바 스트롱맨(독재자)을 존경하며 그들은 그에게 아첨하거나 호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는 그들에게 놀아난다"고 비판했다.
또 해리스 후보는 미국에 코로나19 진단장비가 부족할 때 푸틴 대통령에게 검사 키트를 보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김정은에게 사랑 편지(연애편지)를 보내는 것에 더해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라. 그는 그들이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국민은 어떻게 하나. 그들이 당신의 첫 번째 친구가 돼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저서에 소개된 트럼프의 행동이) 미국답지 않다"고 말했다.
크렘린은 일단 당시 미국에서 진단 장비를 제공받은 사실이 있었지만,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국가 간에 있었던 관행적인 의료용품 교환이라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검사 장비와 관련,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을 때 각국은 충분한 장비를 갖고 있지 않았다. 또 다수의 국가는 그들이 가진 다양한 장비를 다른 국가에 보내는 그런 행위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인공호흡 장비를 보냈고, 미국에서 다수의 검사 장비가 오기도 했다. 다만, 초기 장비들은 매우 조잡했다"며 "당시 그런 물품을 교환하는 것은 통상적인 관행이었다"고 강조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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