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8)의 전 부인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2억5천만달러(약 3천372억원) 규모의 여성 건강기금을 발표했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자신이 설립한 '피보털 벤처스'(Pivotal Ventures)를 통해 여성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기금인 '여성 건강을 위한 행동'을 출범시켰다.
피보털 벤처스는 웹사이트에서 여성의 건강 장벽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과 자금을 받도록 할 것이라면서 관심 있는 단체의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피보털 벤처스는 여성 건강 문제에 대해 이제까지 자금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았으며 간과되고 오해받아왔다면서 남녀 간 건강 불평등은 여성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여성의 미래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렌치 게이츠가 이번에 내놓은 '여성 건강을 위한 행동'은 지난 5월에 발표한 10억달러(약 1조3천400억원) 규모의 여성의 권리 신장 지원 계획의 일환이다.
프렌치 게이츠는 지난 5월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향후 2년간 10억달러를 투입해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을 포함한 여성의 권리 신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렌치 게이츠는 당시 기고문에서 향후 2년간 여성과 가족을 위해 일하는 조직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오랜 기간 해외에서 피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지만, 이제는 미국에서 여성의 생식권을 지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또 미국의 산모 사망률이 터무니없이 높고, 여성들은 14개 주에서 낙태할 권리도 잃었다고 지적해 연방 차원에서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의 폐기가 자신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드러냈다.
프렌치 게이츠는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도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로 인한 파괴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뿐만이 아니라 어느 국가도 여성 건강에 관한 법을 절대로 철회하지 않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거듭 밝혔다. 프렌치 게이츠는 앞서 지난 7월 CBS 뉴스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프렌치 게이츠는 이날 지금 누가 미국과 여성의 요구를 이해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극명한 차이가 나타난다면서 여성의 재생산권을 주장하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였다.
프렌치 게이츠는 2021년 빌 게이츠와 이혼하고 자선 재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재단을 떠나면서 받은 합의금 125억달러(약 16조8천600억원)를 여성과 가족을 위한 활동에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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