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정상 회동…"지역 안보·안정, 3국 유대 강화에 초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에티오피아와 관계가 껄끄러운 소말리아와 이집트, 에리트레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한자리에 모였다.
3개국 모두 올해 들어 에티오피아와 관계가 부쩍 악화한 터여서 이들 정상이 에티오피아에 맞서 '공동 전선'을 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에리트레아 수도 아스마라에서 이사이아스 아프웨르키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한 하산 셰흐 마하무드 소말리아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3자 회동했다.
에리트레아 공보부는 "3국 정상회담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은 물론 3국 간의 유대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전날 아스마라에 도착한 마하무드 소말리아 대통령은 아프웨르키 대통령과 별도의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지역과 국제 문제를 논의했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앞서 낸 성명에서 엘시시 대통령의 에리트레아 방문이 양국 관계 공고화에 초점을 맞추고 아프리카의 뿔(대륙 동북부)과 홍해의 안정과 안보를 확립하는 방안을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에티오피아가 소말릴란드와 20㎞에 달하는 해안을 50년간 임차해 민항·군항을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교환하자 소말릴란드를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소말리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1993년 에리트레아의 독립으로 홍해의 항구를 잃고 내륙국이 되는 바람에 항구가 절실한 에티오피아가 이 양해각서로 해안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소말릴란드를 독립국으로 인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 간 불화는 더욱 커졌다.
이집트는 에티오피아가 나일강 상류에 건설 중인 대형 댐과 관련해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댐이 가동되면 에티오피아를 거쳐 이집트로 유입되는 나일강 수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라는 '공동의 적'이 생기면서 이집트와 소말리아의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고 지난 8월 공동 안보 협정 체결로 이어졌다.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의 관계도 지난달 에티오피아항공이 아스마라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등 최근 악화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는 에리트레아는 1993년 독립 이래 대에티오피아 독립전쟁 영웅인 아프웨르키가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독재 정권이 유지되고 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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