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중국군 日주변 활동 우려"…리창 "수출통제대화로 공급망 안정 수호"
(도쿄·베이징=연합뉴스) 박상현 정성조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일본인 어린이 피습 사건 등을 논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가 취임 이후 리창 총리와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회담은 30분간 진행됐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번 회담에서 이시바 총리는 중국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에 대응해 작년에 개시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조기에 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 국제 모니터링 등 오염수 관련 조치가 이행된 뒤 점진적으로 재개하는 방안을 일본과 합의했다고 지난달 발표했으나,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산 소고기·쌀 수출에 관한 협의도 제안했다.
아울러 지난달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발생한 일본인학교 아동 피습 사망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일본인 안전을 확보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중국 군용기와 항공모함이 일본 주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데 대해 우려를 전달하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할 의사가 없고, 영역별 실무적 협력을 심화하기를 희망한다"며 "일본은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등 내용을 담은) 일중 공동성명(1972년)이 확정한 입장에서 변화가 없고 중국과 함께 국제·지역 문제에서 소통을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리창 총리는 "중일 양국의 발전은 서로에 중요한 기회이지 도전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일본과 함께 각자의 비교우위를 발휘해 과학·기술 혁신과 디지털경제, 녹색 발전 등 영역에서 더 많은 협력의 새 성장점을 발굴하고 수출통제 대화 메커니즘을 잘 활용해 함께 산업망·공급망 안정과 글로벌 자유무역 시스템을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또 "중국은 일본과 다자 영역에서 협조·협력을 강화하고 지역 평화·안정·번영·발전을 함께 촉진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양국간 여러 현안이 있지만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리 총리 역시 양국의 전략적 호혜관계를 전면 추진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두 총리는 각료급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를 활용해 협력을 진전해 가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자신의 정치적 은사이자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당시 일본 총리였던 다나카 가쿠에이 발언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계 입문을 후원한 다나카 총리는 '일중 양국의 지도자가 내일을 위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일중 관계를 중시하는 자세를 보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한 고위급 대화의 촉진을 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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