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뉴욕 코리아타운에 체험존 개설…서바이벌 게임 초대된 듯한 몰입감
넷플릭스 부사장 "내가 드라마 속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모두 상상했을 것"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오는 12월 26일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넷플릭스가 미국 뉴욕에 문을 연 체험존은 오징어게임이 단순한 인기 드라마 시리즈를 넘어 전 세계인에 친숙한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음을 실감케 하는 공간이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시즌2를 앞두고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에 복합 체험공간 '오징어게임: 경험(Squid Game : The Experiences·이하 체험존)'을 개장하고 11일(현지시간)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넷플릭스는 일반공개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체험존에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 사전 초청자들을 상대로 사전 공개 행사를 열었다.
체험존은 오징어게임 시즌1에서 영감을 받은 생존게임 5개를 팬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작년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이은 두 번째 오징어게임 체험형 공간으로, 서울에서도 내년 1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체험장에는 한국 스낵류를 맛볼 수 있는 '나이트 마켓'과 오징어 게임을 테마로 한 다양한 물품과 의류를 판매하는 '오징어 마트'도 함께 입점했다
미 최대 한인 마트인 H마트의 팝업스토어도 입점해 초코파이, 빼빼로 등 친숙한 한국 과자류를 볼 수 있었다.
벽지엔 한국어로 된 각종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K팝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나와 현지인들에겐 드라마 속 배경인 한국에 온 듯한 느낌을 줄 것 같았다.
진열된 상품들을 구경하던 중 의문의 여성이 기자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리고 마치 오징어게임 시즌1에서 주인공 기훈(이정재 분)을 게임에 초대한 의문의 남성(공유)처럼 '딱지치기' 내기를 권했다. 잠시 내가 진짜 오징어게임 속 서바이벌 게임에 초대된 것 같은 몰입감을 줬다.
첫 번째 게임은 '메모리 스텝'이라는 이름으로, 드라마 속에서 바닥 유리가 깨지지 않는 곳을 찾아가야 게임을 모방해 제작됐다.
체험존에서는 유리가 실제로 깨지지는 않았지만, 유리를 잘못 밟으면 게임에서 탈락하고 제대로 밟아 끝까지 도달해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참가자들은 짧은 시간 공지되는 '안전한' 유리의 위치를 기억했다가 게임이 시작된 뒤 찾아가야 했는데, 언뜻 보기에는 쉬워 보였지만 탈락자들이 속출했다.
기자는 다른 참가자가 유리 위치를 쉽게 기억할 수 있는 팁을 알려준 덕에 가까스로 첫 게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게임은 달고나 과자 떼기와 구슬치기를 결합한 듯한 형태로, 구슬을 던져 동그라미, 세모, 네모, 우산 모양의 그림 안에 넣어야 하는 게임이었다. 테두리 안에 구슬을 올린 참가자가 테두리를 벗어난 나머지 구슬을 다 갖게 된다.
구슬 넣기가 보기보다 훨씬 어려웠는데 의외로 초반부에 가장 고전했던 여성 참가자가 종료를 앞두고 운 좋게 여러 구슬을 한 번에 쓸어 담으며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했다.
세 번째 게임은 두 팀으로 나뉜 참가자들이 각각 다른 구역으로 들어가 모형 배에 탄 뒤 상대편 배의 위치를 추측해 격침하는 게임이었다. 리얼리티 시리즈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에 등장했던 게임이기도 하다.
같은 팀원이 모두 한배를 탄 운명이다 보니 상대 팀의 배가 침몰했다는 알림이 스크린에 나올 때마다 모두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이어진 게임은 오징어게임 시즌1에 등장했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였다.
체험장인데도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변하는 '영희' 인형의 눈빛을 막상 대하니 긴장감이 상상을 초월했다. 기자는 결국 탈락했다.
참가자들은 손목에 참가 번호가 쓰인 밴드를 착용하는데, 게임 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센서가 참가자들의 움직임을 감지해 탈락자에게 탈락했음을 알렸다.
최종 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단계는 뉴욕 체험존에서 처음 선보인 게임으로, 두 참가자가 정해진 룰에 따라 커다란 상자의 태엽을 감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자가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태엽 감기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이를 지켜보는 참가자들의 가슴도 쫄깃해지는 경험을 선사했다.
5개 게임을 모두 거치고 나니 초등학생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도 함께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간 동안 '생존' 게임을 함께 즐기다 보니 처음엔 서먹했던 다른 참가자들하고도 어느새 친숙해졌다.
게임 세트장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정교하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은 함께 온 이들과 오징어게임을 주제로 한 재미있는 오락거리를 함께 즐긴다는 데 더 의의를 두는 듯했다.
매 단계 몰입하며 신나게 게임을 즐기는 참가자들을 보니 오징어게임이 단순한 인기 드라마 시리즈를 넘어 세계인에게 두루 친숙한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자에게 계단 기억법을 귀띔해준 마틴 씨는 "기대보다 너무 재밌게 게임을 즐겼다"며 "오징어게임 시즌2도 정말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조시 사이먼 소비자제품 담당 부사장은 "오징어게임은 평범한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경쟁에 투입되는 내용"이라며 "아마도 오징어게임을 본 사람들은 내가 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부한 스토리텔링과 엄청난 팬덤, 그리고 드라마 시리즈 자체의 상호작용적 특성을 결합하면 실제 현실 속의 게임으로도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다고 본다"며 "세계 여러 도시에서 체험존을 이렇게 개설하는 것도 우리에겐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징어게임 체험존은 작년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이은 두 번째 체험형 공간이다. 넷플릭스는 스페인 마드리드와 호주 시드니에 이어 내년 1월 중 한국 서울에서 오징어게임 체험존을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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