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노벨 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이스라엘에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후보 자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 하레츠 등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비영리단체 임티르추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UNRWA의 평화상 자격을 승인한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전달했다.
평화상 수상자는 오는 11일 발표된다.
임티르추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청원에 약 1만2천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홈페이지를 보면 5만명을 목표로 시작한 전자서명에 이날 저녁 기준으로 5만3천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티르추는 "UNRWA는 평화의 사명을 띤 인도적 지원 기관이 아니라 테러와 폭력을 지원하고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조장한다"며 "UNRWA와 하마스의 관계는 노벨평화상이 증진하려는 가치와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노르웨이 노동당 의원이자 외교위원회 부위원장인 아스문드 아우크러스트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2024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UNRWA를 추천했다고 밝혔을 때도 논란이 일었다.
작년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UNRWA 일부 직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노벨위원회는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지만 추천자는 이에 구애받지 않는다.
최근 로이터 통신은 국제사법재판소(ICJ),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과 함께 UNRWA를 유력 후보로 거론하도 했다.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연구소(PRIO)의 헨리크 우르달 소장도 논쟁의 소지가 있다면서도 UNRWA의 수상에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UNRWA는 1948년 5월 유대인들의 이스라엘 건국 선포로 1차 중동전쟁이 벌어지며 고향을 잃은 팔레스타인인 70만명을 지원하고자 설립됐다.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국면에서는 가자지구 주민의 유일한 생명줄이 됐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UNRWA 직원 12명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450명이 넘는 UNRWA 직원이 가자지구 테러 단체의 요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줄줄이 UNRWA에 재정 지원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8월에는 유엔 내무감찰실(OIOS) 조사 결과 UNRWA 직원 9명이 하마스 무장 공격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확인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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