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국문학 신드롬 기대"…누리꾼 찬사 속 신작 번역본도 곧 출간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중국의 한국문학 연구자들이 "앞으로 한국문학에 대한 신드롬이 일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등 중국도 큰 관심을 드러냈다.
관영 매체들이 그의 수상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가 하면, '채식주의자' 등 중국어로 번역된 그의 작품을 읽은 중국 독자들이 인터넷에 축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 반관영 중국신문망 등 주요 매체들은 지난 10일 저녁(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고 보도하면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을 써왔다는 한림원 측의 선정 이유도 소개했다.
중국 매체들은 한강이 한국 문단에서 가장 국제적인 영향력이 큰 작가 중 한명이라고 평가하면서, 1970년생인 그가 '치링허우'(70後·1970년대 출생자) 작가란 점도 부각했다.
아울러 그의 작품세계는 "심오한 주제와 독특한 서사 스타일로 유명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들은 한강이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 국제 부문인 맨부커 인터내셔널(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아시아 작가 최초로 받았다는 점도 짚었다.
대중망 등 다른 매체들은 이번 노벨 문학상이 자국 작가 모옌의 2012년 수상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 작가에게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홍콩 문회보 등에 따르면 한강의 작품은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흰 ' 등 6편이 중국어판으로 출간돼 있으며, '소년이 온다 ' 등 미번역 작품들도 조만간 중국어로 번역돼 중국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중국의 도서·영화·드라마 등의 평점 플랫폼인 더우반(豆瓣)을 확인한 결과 '채식주의자'에 대한 평점이 10점 만점에 비교적 높은 8점으로 매겨져 있었다.
중국의 한국 문학 연구자들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펑파이신문망에 따르면 난징대 한국학과 소장파 학자인 쉬리밍은 "한강의 소설은 늘 혁신적"이라면서 "사람과 역사에 대해 생각하는 것 외에도 예술성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외국문학연구소 둥천 조교수는 "한국 문학 연구자로서 앞으로 '한강 열풍(신드롬)'이 기대되는 것에서 나아가 한국 문학 열풍이 불게 될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누리꾼들도 "책을 읽고 나서 눈물을 글썽일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감명 깊은 책", "전 세계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언어로 번역되길 바란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했다.
일부 누리꾼은 "수상작 중 모옌 이후 눈에 띄는 작품이 거의 없다"며 노벨문학상의 권위 자체를 깎아내리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한 블로거는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중국 작가 찬쉐와 단골 노벨상 후보인 일본 무라카미 하루키가 또 '페이스 메이커'가 되고 말았다며 찬쉐의 수상 불발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상에는 '한국작가 한강,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등이 해시태그로 달렸고, "작품을 읽기 시작했다", 지인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뤄 앞으로 한강 작품에 대한 중국 독자들의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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