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또 대만위협 무력시위?…신냉전 속 '아나콘다 전략' 관측도

입력 2024-10-11 11:35  

中, 또 대만위협 무력시위?…신냉전 속 '아나콘다 전략' 관측도
독립세력 경고용 군사훈련 가능성 여전…'中 때리기' 美대선 상관 관계도 주목
대만 언론 "양안 신냉전"…"中, '아나콘다 전략'으로 대만 천천히 질식시킬 것"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에 대한 거부감을 연이어 표시해온 중국이 내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대만 봉쇄 무력시위를 할지에 국제사회 관심이 모인다.



최근 라이 총통의 '대만·중국 양국론' 발언과 건국기념일(쌍십절) 주권 강조 언급을 빌미 삼아 중국이 재차 도발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2023년 4월 차이잉원 총통 방미 당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을 구실로 일주일간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벌여 동아시아 안보 위기를 고조시킨 바 있다.
라이 총통 취임 사흘 만인 지난 5월 23일에도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군사 훈련을 이틀간 벌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라이 총통이 지난 5일 "중화민국은 113살이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은 75살에 불과하다. 중국은 대만의 조국이 아니다"라고 발언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되는 양국론 주장이라는 것이다.
그는 전날 쌍십절 연설에서는 대만 독립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온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주권론을 거듭 역설해 중국 반발을 샀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라이 총통 연설에 "'상호 불예속'과 '주권 견지' 등을 되풀이하면서 대만 독립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모양을 바꿔 팔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오춘산 대만 담강대 대륙연구소 명예교수는 대만 중국시보에 "라이 총통의 쌍십절 연설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소용없는 일이었다"고 짚었다.
자오 교수는 "이미 라이 총통이 속한 대만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중국 공산당 간에 신뢰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후에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중국시보는 "양안 관계가 신냉전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친미·독립 세력인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이 2016년과 2020년 연이어 총통에 당선된 데 이어 2024년 같은 당 라이칭더 총통 집권 이후 대만과 공식적인 당국 간 채널을 가동하지 않고 압박 전략을 지속해왔다.
특히 2022년 8월 첫 대만 봉쇄 군사적 무력시위 이후 군용기·군함을 수시로 보내 양안의 경계선이라고 할 중간선을 무력화했다.
중국은 아울러 대만산 제품에 부여해왔던 특혜 관세를 철회하는 한편 중국산 농산물의 저가 공급 정책도 점차 철회해 대만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10여개에 불과한 대만 수교국을 겨냥한 단교 공작을 펴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전략은 대만을 물리적, 경제·외교·심리적으로 압박해 저항이 무의미하며 중국이 제시하는 조건에 따른 통일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내달 초 미 대선을 앞두고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심거리다.
중국이 미 대선 직전의 불안정한 시기를 이용해 대만 독립 세력을 압박하면서 미국이 개입해선 안 된다고 경고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러나 중국의 무력시위 성격의 군사훈련이 동아시아 경제·안보 위기를 고조시킨다는 국제사회 비난을 의식해 중국 당국이 자제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실 미 행정부는 국내 법인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첨단무기 판매를 포함해 각종 지원을 하면서도, 공식적으로 대만 독립을 불용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취하며 양안 간 대립이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기울여왔다.
이와 함께 미 대선에서 '중국 때리기'가 여야 모두 득표에 유리한 상황에서 대만해협 군사 위협은 미국의 직간접적 대응을 부를 공산도 크다.



이런 가운데 존스홉킨스대 명예교수이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핼 브랜즈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만 위기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그런 일은 나지 않았다"면서 "중국은 '아나콘다 전략'으로 대만을 천천히 질식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베이징 시선은 2028년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를 주목하고 있으며 또 민진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나콘다 전략 이상의) 더 강력한 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도 시 주석의 5년간 '3기 집권'이 종료돼 제21차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당대회) 개최로 추가적인 집권 여부가 결정될 시점인 2027년 이전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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