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대결 심화…네이버 등 토종 플랫폼은 경쟁력 확보 과제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유튜브가 짧은 동영상 서비스 '쇼츠'의 최대 길이를 3분으로 늘릴 예정이어서 한국 내 동영상 플랫폼 경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3일 구글코리아가 운영하는 유튜브 한국 블로그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유튜브에 올릴 수 있는 쇼츠의 최대 길이가 기존 60초에서 3분으로 바뀐다.
토드 셔만 유튜브 쇼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이번 조치에 대해 "크리에이터(창작자) 여러분이 가장 많이 요청한 기능"이라며 "더 길어진 쇼츠는 이야기를 더 많이 담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쇼츠의 최대 길이는 다른 짧은 동영상 서비스에 비해 짧다.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의 틱톡은 2021년 숏폼의 최대 길이를 60초에서 3분으로 늘렸고 미국 메타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의 릴스는 현재 최대 길이가 90초다.
한국의 정보기술(IT) 플랫폼 네이버의 경우 짧은 동영상 서비스 '클립'에 90초 이내 분량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유튜브의 이번 정책은 틱톡을 비롯한 다른 빅테크들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적으로 짧은 동영상에 대한 인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올라가면서 이용자 수를 늘리고 영향력 있는 창작자들을 확보하려는 플랫폼들의 경쟁이 뜨겁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쇼츠 길이의 제한을 완화한 것은 창작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튜브는 이미 한국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 중인데 쇼츠 길이의 증가가 지배력 강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 말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발표에 따르면 유튜브는 한국인의 전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시간에서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또 최근 CJ ENM[035760]의 통합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경기도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59세 남녀 1천 명을 대상 설문(중복 응답) 결과 짧은 동영상을 보는 주된 채널은 유튜브 쇼츠(76%)이고 그다음으로 인스타그램 릴스(51%), 틱톡(19%)으로 파악됐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들의 짧은 동영상은 정보성 콘텐츠 증가로 길이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한국은 유튜브 이용자가 많은 만큼 길어진 쇼츠는 시청자 확보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의 동영상 경쟁은 가열될 공산이 크다.
지난달 틱톡은 브랜드(광고주)와 창작자를 연결하는 마켓 플레이스 역할의 플랫폼 '틱톡 원'을 한국에서 올해 4분기쯤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등 토종 플랫폼 입장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들에 뒤처지지 않도록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에서 유튜브 모바일 앱의 총사용시간은 18억7천204만 시간으로 카카오톡(5억1천790만 시간)과 네이버(3억2천774만 시간)를 합친 것의 2배가 넘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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