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자 재계 인사에 쏠린 눈…조직개편·세대교체 폭 확대?

입력 2024-10-13 05:31  

찬바람 불자 재계 인사에 쏠린 눈…조직개편·세대교체 폭 확대?
'위기' 삼성전자, 메모리 초격차 경쟁력 회복 위한 후속 조치 있을 듯
'리밸런싱' SK, 임원 감축 가능성도…'비상경영' 롯데, 쇄신 방점 인사 관측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장하나 강애란 기자 = 임원 20∼30% 감축, 조기 인사 단행….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재계가 조만간 있을 인사를 앞두고 다양한 '설'이 흘러나오며 뒤숭숭한 모습이다.
글로벌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데다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경영 환경이 '시계 제로'의 상황에 놓이면서 곳곳에서 위기가 현실화한 만큼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이 불가피한 탓이다.



◇ "위기가 현실로"…삼성전자, DS부문 대대적 조직 개편 예고
13일 재계에 따르면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이미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3분기 실적을 내놓은 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명의의 '반성문'까지 내놓은 상태다.
지난 5월 전 부회장이 '원 포인트' 인사로 전격 투입된 이후 전반적인 경영 진단을 통해 그간의 문제점을 파악해 온 만큼 이번 연말 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초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인력 일부를 메모리 사업부로 재배치하는 등 그간 약화된 메모리 사업의 초격차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이 같은 방향성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전 부회장이 사과 메시지에서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다"고 언급한 것을 미뤄 짐작해 보면 DS 부문 사업부장 교체 등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2020년 말에,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2021년 말에 각각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에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단행하는데, 지난해에는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긴 11월 말에 인사를 한 바 있다. 올해도 연말 인사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맞아 '깜짝' 인사나 조직 개편 등이 단행되거나 최고경영진의 추가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복합 위기 상황을 고려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25일)와 이재용 회장 취임 2주년(27일)을 전후로 이 회장이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11일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의 위기 극복 방안 등을 묻는 말에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며 침묵을 지켰다.



◇ '리밸런싱' SK, 임원 감축 가능성…현대차, 미래사업 임원진 약진할 듯
지난해 부회장단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그룹 전반적으로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인 SK그룹은 이달 말 'CEO 세미나'가 끝난 뒤 연말 인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6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8월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의 주요 연례행사로 꼽히는 CEO 세미나는 연말 인사를 앞두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집결해 내년 경영 기조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글로벌 지정학 이슈와 AI 시장 확대에 따른 경영 환경 변화 등을 진단하고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활동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통상 매년 12월 첫째 주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거쳐 임원 인사를 하고 있으나, 올해는 예년보다 1∼2주가량 앞당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SK텔레콤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는 임원 수를 일정 수준으로 감축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11월 1일 통합 SK이노베이션 출범을 계기로 계열사별로 조직 개편과 인사 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2월쯤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글로벌 판매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매년 상·하반기 국내에서 두차례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연다. 자율적인 토론 방식으로 경영 현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재 시험 가동에 들어간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본가동과 신차 전략 등을 챙기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대규모 인사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최근 몇 년간 대표이사·사장 인사는 11월, 임원 승진 인사는 12월에 실시했다.
미래사업 분야인 전기차(EV)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을 담당하는 임원진이 상대적으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 LG, 한달간 사업 보고회…'비상경영' 롯데, 쇄신 방점 인사 관측
LG그룹은 지난달 구광모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차별적 고객가치 실행 가속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한 데 이어 이달 말부터 약 한 달간 계열사별로 사업 보고회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매년 상반기에는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 보고회를, 하반기에는 경영실적과 다음 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사업 보고회를 열고 있다.
사업 보고회 결과를 토대로 11월 말∼12월 초에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도 다음 달이나 늦으면 12월 초에 이사회를 열어 정기 임원인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특별한 일이 없으면 통상 매년 11월 마지막 주에 단행한다. 지난해에는 신동빈 회장의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 등으로 늦어져 12월 초에 이뤄졌다.
올해 롯데그룹은 업황이 부진한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에 이어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 경영에 돌입한 만큼 쇄신에 방점을 찍은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되는 등 인사 폭이 컸던 만큼 이번 인사 규모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의 승진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신 전무는 2020년 롯데 계열사에서 근무를 시작해 2022년 1월 상무보, 같은 해 12월 상무, 지난해 12월 전무로 승진했다.
한화그룹은 연말 이렇다 할 대규모 인사 없이 사별로 내년도 전략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요 그룹 중 가장 이른 시기에 대표이사와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창립 72주년을 맞아 발표한 기념사에서 "시류에 타협하지 않는 신념과 최고를 향한 끈질긴 집념으로 위기의 파고를 이겨내고 100년 한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겠다"며 창업정신을 되새기기도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연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과 관련한 절차를 마무리 짓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내년 본격적인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체제 운영에 필요한 조직 준비에도 신경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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