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USMCA 재협상' 언급에 "양국, 경쟁 아닌 보완관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의 대선 유세 과정에서 불거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양국 교역 관계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와 미국 경제는 고도로 통합돼 있으며, 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에 있다"며 "우리의 주요 수출국은 미국이며, 미국 역시 멕시코에 많이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중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저는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USMCA의 6년 차 재협상 조항을 발동하겠다고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 USMCA에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 무(無)관세를 보장하는 것을 겨냥한 언급이다. 2020년 트럼프 전 정부 때 발효된 USMCA는 6년마다 협정 이행 사항을 검토하게 돼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든 승자가 누구건 간에 양국은 (USMCA에)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며 "대선 캠페인 중인 미국에 (양당 후보 캠프 간) 긴장감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정부는 전 세계 블록경제 통상 질서의 거대 축 중 하나인 USMCA 이행사항검토를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내며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평가받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 장관을 필두로 삼고 협상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엘피난시에로는 보도했다.
멕시코는 특히 그간 자국에 투자를 집중하며 다양한 형태의 산업단지 조성을 이어온 중국을 향해 무역수지 불균형을 거론하며 이례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정도로 '대미(對美) 교역 현 상황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7월 로헬리오 라미레스 데라 오 재무장관은 "중국의 '더 많이 생산' 정책으로 북미가 희생되고 있다"며 "중국은 우리에게 팔기만 하고 사지는 않는데, 미국인과 멕시코인 모두 글로벌 수요에 대한 공정한 몫을 주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멕시코 정부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PEMEX)의 미국 텍사스 디어파크 소재 정유공장에서 전날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 사고로 2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고 밝히면서, 현지 당국과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빅토르 로드리게스 페멕스 대표는 "사망자는 외부 용역 계약을 한 유지보수 회사 직원으로, 멕시코 국적자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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