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북부 다시 때리는 이스라엘…일주일만에 220명 숨져

입력 2024-10-12 10:22  

가자북부 다시 때리는 이스라엘…일주일만에 220명 숨져
"하마스 재건 징후 포착, 작전 확대"…난민촌엔 수천명 고립
이달부터 구호식량 반입도 중단…"취약계층 100만명 사망 위기"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한 지 약 일주일 만에 팔레스타인 주민 220명 이상이 숨졌다고 가자 보건부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재건 징후를 포착했다며, 이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지난 5일 가자 북부에서 다시 군사작전을 확대했다.
가자 북부 자발리야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날 하루에만 최소 2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이 국제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MSF)를 인용해 보도했다. 가자 전역으로 보면 이날 사망자는 최소 61명에 이른다고 MSF는 밝혔다.
팔레스타인 와파 통신은 새벽녘부터 자발리야에서 최소 15명이 숨졌으며, 이는 피란민 대피소인 학교 등을 표적으로 한 이스라엘군의 공격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자발리야에서 무장대원 수십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민간인이 얼마나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7일 대규모 난민 캠프가 있는 자발리야를 포함, 가자 북부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지역에서 대규모 전력을 투입해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에는 먼지 낀 거리에 곳곳에 뒤집힌 차들, 잔해로 변해버린 건물들, 필사적으로 지역을 벗어나려는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현지 영상이 올라왔다. 이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부 공격에 집중했던 전쟁 초기를 연상시킨다고 미 CNN 방송은 설명했다.
그러나 대피 경로 주변에서 공격이 계속되는 탓에 주민 수천명은 여전히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다고 MSF는 전했다.
MSF 한 관계자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아무도 (난민 캠프에)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다. 이를 시도하는 사람은 총에 맞는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 소속 직원 5명도 난민 캠프에 갇혀있는 상태다. 이 단체 운전자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사람들은 굶주리고 있고, 여기 머무는 것도 떠나는 것도 두렵다"라고 말했다.

가자 북부 주민들은 배고픔에도 시달리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달 초부터 가자 북부에 식량이 들어오지 않아 100만명이 굶주릴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WFP에 따르면 가자 북부에 반입된 구호 트럭은 지난 8월엔 약 700대, 9월엔 약 400대 수준이었다. 9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와 요르단 접경지대 알렌비 국경검문소에서 민간 상업활동이 중단되면서 구호품 반입이 줄었다. 10월엔 아예 구호 트럭이 들어오지 않았다.
WFP는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가자 북부에 들어오는 구호품이 몇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10월엔 식량 주머니 배포를 중단해야 했다고 밝혔다.
WFP는 "굶주림이 여전히 극심하고 기근의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며 "구호활동이 재개되지 않으면 취약계층 100만명이 생명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달 초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도 9월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상업·인도 물품이 지난 3월 이후 가장 적었다고 밝힌 바 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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