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양국론' 겨냥한 中에 "나는 협력 언급"…대만군 "中항공기 125대 관측"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군이 14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건국기념일(쌍십절·10월 10일) 연설에 대해 '양국론'(兩國論)이라며 5개월 만에 다시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선 가운데, 대만은 라이 총통 연설의 방점은 '중국-대만 협력'에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경계 강화에 나섰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날 중국군의 훈련 발표 이후 7시간가량 지난 정오께(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나는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열었고, 우리는 공군(共軍·중국군)의 동태를 즉시 전면적으로 파악했다"며 "국군(대만군)과 해순서(해경)도 영해와 영공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나는 국경일 연설에서 대만은 중국과 방역 등 영역에서 협력하고 평화·공동번영을 추구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며 "중국이 국제 사회 기대에 부응해 대만과 함께 국제적 책임을 지고 지역·세계의 평화·안보·번영에 공헌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중국군은 이날 기관지 해방군보를 통해 라이 총통이 건국기념일 연설에서 한 "중화민국(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언급을 대만 독립을 의미하는 '신(新)양국론'으로 규정하고 이번 포위 훈련이 라이 총통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 총통의 이날 언급은 자신의 요점이 '독립'이 아닌 '협력'에 있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만 외교부 역시 "라이칭더 총통이 국경일 연설에서 중국에 선의를 표명하며 평화·안보·번영을 함께 지키자고 호소한 무렵, 중국은 고집스레 군사 훈련으로 대만 인민을 협박하며 대만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려 한다"며 "세계 각국이 권위주의적 중국 확장의 본질을 똑똑히 인식하고 실제 행동으로 민주 대만을 지지해주기를 호소한다"고 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이날 대만 인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중국군 항공기 125대와 함정 17척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런 비이성적 도발 행위를 강하게 규탄하면서 '국군 상시 전투 대비 시기 돌발 상황 처치 규정'에 따라 적절한 병력을 보내 대응했다"며 "충돌을 격화하지 않고 분쟁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태도에 따라 대응하고 국방 안보를 수호한다"고 했다.
아울러 정보 감시 시스템을 통해 중국군 로켓군 부대의 동태를 면밀히 파악 중이고 본섬 바깥 지역에도 경계를 높이는 한편, 항공기와 전함이 확인되면 교전수칙에 따라 상황에 대응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군이 이번 훈련에 동원한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의 동태도 감시했다고 했다.
국방부는 "군사 행동을 결합해 우리를 상대로 인지적 위협과 사회 분열 등을 진행하는 행태는 중국군의 일관된 수법"이라며 "국방부는 작전의 안전이 확보된다는 전제 하에 해상·공중 동태를 적절히 공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인민해방군에서 대만을 담당하는 동부전구는 이날 오전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병력을 동원해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남부·동부에서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5월 '친미·반중' 성향 라이 총통의 취임 연설을 문제 삼아 이뤄진 '연합 리젠-2024A 연습'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벌어진 이번 훈련은 라이 총통이 대만 건국기념일(쌍십절)인 지난 10일 연설에서 대만과 중국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양국론'(兩國論)을 재차 꺼내든 데 대응한 성격이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