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북동부의 한 도시에서 극우세력이 성소수자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공격하자 동성애자인 시장이 반발해 사임했다.
14일(현지시간) 일간 디벨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노이브란덴부르크 시의회는 최근 노이브란덴부르크역에서 무지개 깃발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기차역에 게양된 무지개 깃발은 앞서 극우 세력이 나치 문양을 새긴 깃발로 바꿔 다는 등 여러 차례 수난을 겪었다.
시의회 결정을 주도한 팀 그로스뮐러 의원(무소속)은 범죄 행위를 사전에 방지한다는 표면적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그는 질비오 비트 시장(무소속)을 겨냥해 동성애 혐오 발언을 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는 등 극우주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기차역에서 무지개 깃발을 내리는 데 성공한 뒤에는 표결에 협조한 극우 독일대안당(AfD)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2015년부터 재임 중인 비트 시장은 의회 결정 이튿날인 지난 10일 2029년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않고 내년 5월까지만 일하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그는 "나와 가족의 사생활은 언제나 큰 의미가 있고 이를 보호하겠다"며 무지개 깃발 금지 결정이 사임에 영향을 미쳤음을 내비쳤다.
인구 6만여명의 노이브란덴부르크는 옛 동독 5개주 중 하나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이곳 역시 다른 옛 동독 지역과 마찬가지로 좌우 극단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하고 있다. 지난해 시의회 선거에서 AfD가 제1당, 좌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제3당을 차지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