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 반 동안 약 29억㎞ 이동…2030년 4월 목성 궤도 진입 예정
유로파 표면 얼음층 아래 바다·유기화합물 존재 여부 조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조사할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가 지구를 떠나 긴 여정을 시작했다.
유로파 클리퍼는 14일 낮 12시 6분(미 동부시간, 한국시간 15일 오전 1시 6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 이후 우주선을 밀어올린 로켓 부스터가 성공적으로 분리되는 등 초기 비행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유로파 클리퍼는 목성까지 직진하는 대신 화성과 지구 주위를 돌면서 서서히 속도를 높이게 된다.
탐사선은 지구를 떠난 이후 5년 반 동안 약 29억㎞를 이동해 2030년 4월 목성 궤도에 진입한 뒤 유로파 주변을 근접 비행하며 유로파의 환경을 샅샅이 조사할 예정이다.
유로파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는지 자세히 살피는 것이 이번 임무의 핵심이다.
탐사선은 유로파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거리인 표면 위 25km 고도에서 49회 근접 비행하며 위성의 거의 전체를 스캔해 지도화한다는 목표다.
이 궤도는 유로파 클리퍼가 수행할 수 있는 탐사 임무를 극대화하고 목성의 악명 높은 강한 방사선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고 NASA는 설명했다.
유로파 클리퍼에는 목성까지 가는 데 필요한 2천750㎏ 이상의 추진제와 탐사 장비 9개가 탑재됐다. 바다와 그 아래의 깊은 내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한 자력계와 중력 측정기를 비롯해 얼음의 온도를 파악할 수 있는 열 측정기, 고해상도 카메라와 분광기, 얼음 투과 레이더 등이다.
또 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제출한 260만 개 이상의 이름과 미국 시인 에이다 리몬의 시 한 편도 실려 있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는 적도 지름이 3천100㎞, 달의 90% 크기로 태양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위성이다.
과학자들은 유로파 표면의 15∼25㎞에 달하는 얼음층 아래에 염도가 있는 바다가 존재해 생명체가 서식할 만한 이상적인 환경을 갖췄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이전의 탐사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두꺼운 얼음층 아래에 지구의 전체 바다를 합친 것보다 두 배나 많은 물을 품은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유로파에 생명체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인 유기 화합물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로파 클리퍼는 과학자들이 이 위성의 유기물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위성 표면 아래에서 에너지원의 증거를 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NASA는 설명했다.
유로파 클리퍼는 NASA가 행성 탐사 임무를 위해 개발한 역대 우주선 중 가장 큰 우주선이다.
이 우주선은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의 5배 이상 먼 목성계에서 비행해야 하는 탓에 대규모 태양광 충전 패널을 장착했다. 우주선의 높이는 5m, 전체 길이는 30.5m로 농구 코트 길이(28m)보다 조금 더 길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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